벽이 낮은산 작은숲 7
공진하 지음, 오승민 그림 / 낮은산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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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는...

12년간 장애 아이들과 함께 해 온 ‘특수교사’이며 작가인 ‘공진하’의 동화이다!!

<왔다 갔다 우산 아저씨>를 썼으며, ‘벽이’를 통해 비장애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기를,

그리고 더 많은 장애 아이들이 ‘재현이’처럼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라

그런지 읽는 내내 작가의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벽지 속 남자아이 ‘벽이’에게 말을 하는 ‘재현’이...

재현이는 벽지 속 남자아이에게 ‘벽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재미있는 이야기, 속상한 이야기, 화난 이야기, 우스운 이야기...

벽이는 재현이가 무슨 말을 하든지 못 알아듣겠다고 되묻지 않고,

끝까지 재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좋은 친구이다.

다섯 살 때 열병을 앓아 장애인이 되어버린 아이 재현이는 다현이와 쌍둥이다.

3분 일찍 태어나 오빠이지만, 다현이는 늘... 자신이 누나인 듯 행동한다.

재현이는 다른 사람들한테 자기의 생각을 말해 본 적이 없다.

언제나 마음대로 흐느적거리는 팔, 다리와 알아듣기도 힘든 어눌한 말...

배가 고프거나 오줌이 마려울 때,

몸이 아플 때 무엇을 해 달라는 의사만 겨우 전할 뿐이다.

이런 재현이는 모든 게 갖추어져 있는 방 안에서...

벽이와 함께 지내는 일에 익숙해져 간다.

텔레비전, 컴퓨터, 냉장고, 동화책이 빼곡한 책장...

그리고 벽이와 함께 자기만의 세상 속에 그렇게 버려지듯이 혼자가 되어 가는 것이다.

하지만...

특수학교 선생님에게서 ‘전동휠체어’ 운전을 배우고...

세상과 소통하게 되면서 재현이는 점점 자신의 현실을 이겨내 간다.

그리고 동생 다현이가 자신을 혼자만의 세상에서 나오게 도와준다.

이제는 자신의 이야기를 ‘벽이’가 아닌...

주위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섯 살 때 건강하던 몸을 잃고 장애가 되어버린 재현이가 외롭고, 힘겹게 지내는 하루하루에

가슴 아프고, 많이 안쓰러웠다.(__)

그래도 재현이의 쌍둥이 여동생 ‘다현이’가 바라보는 재현이에 대한 생각이나,

말과 행동은 다분히 긍정적이고, 솔직하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런 형제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숨기고, 창피해 하기도 하는데...

어쩌면 가족들의 이런 생각이나, 시선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더욱 슬프게 하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재현이를 있는 그대로 보아 주고,

재현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나가도록 도와주는 ‘특수학교의 선생님’이 있다.

선생님은 학교에서 재현이에게 ‘전동휠체어’를 빌려주며 운전 연습을 시킨다.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도 혼자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야한다고 용기를 심어준다.

선생님은 학교와 집밖에 모르는 재현이를 이끌고 바깥세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혼자서 횡단보도를 건너보게도 하고,

혼자서 물건을 사 보게도 하고,

장애를 가진 재현이에게는 이 모든 게 벅찬 일이기는 하지만,

비록 천천히 라도 사람과, 사회와 소통하는 연습을 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현이는 이런 일들을 혼자 해내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재현의 엄마는 정말 화가 났다.

엄마의 그런 생각과 말과 행동이 더욱 재현이를 아프고, 힘들게...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로 만들어버리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비록, 책의 끝에 가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혼자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는

재현이를 안아주지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괴롭힌 엄마가 미웠다.

이제 낡아서 찢겨나간 벽이에게서 벗어나, 세상을 받아들이며 씩씩하게 살아갈 재현이를

기대해 본다. 재현이가 밖으로 나와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것처럼 벽이도 밖으로 나와 지내는

것 같다고 느끼는 재현이...^^*를(129쪽) 보는 내 마음도 참 행복하다.

장애를 다룬 이야기의 진부함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각적이고, 독특한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의 흐름이 참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 그림도 책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려 읽는 내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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