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짐 시리즈라고 불리우는 책이 올해 벌써 3번째 출간된 것 같다.
이번 책 <그리움이 번지는 곳 프라하, 체코>에는 '나의 여행도,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되었다.'는 번짐 시리즈 작가, 백승선씨가 체코의 대표적 세 도시라고 할 수 있는 프라하, 체스키 크룸로프,
올로모우츠의 모습과 감성을 담아 놓았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언제나 끝나려나 하다 태풍이 연달아 두번 지내가고 나선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렇게 계절이 바뀌는 동안 이<그리움이 번지는 곳 프라하, 체코>를
아침에 잠에서 깨면 찾아 들곤 했는데 그동안 사느라 바빠 그저 어딘가 한구석의 아련함 속에나 있던 프라하에서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나라에선 <프라하의 봄>이라는 드라마로 프라하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지만 뭘 했는지 난 그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 다만 한동안 그 드라마 얘기로 떠들썩했던 기억은 있다.
그러저런 이유로 체코의 '프라하'하면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낭만적인 도시로 자리잡게 된 것 같다.
2003년 여름, 이태리 유학중이던 친구와 밀라노에서 프라하로 가는 기차를 탔다.
도중에 두명의 경찰관 같은 사람이 타더니 여권 검사를 해, 주변 나라들을 여행할때보다 긴장케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내려서는 기차안에서 받았던 긴장감과는 반대로 프라하만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 책에서도 볼 수 있는 거리의 아기자기함, 낭만적인 카를교, 황금소로,키스를 부른다는 카를교의 야경, 유명한 체코 맥주 등등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카를교의 야경도 멋있지만 나는 위 사진 속의 카를교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시 간다면 비가 오는 카를교를 내려다보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앉아 있고싶다. 분명 그런 카페나 레스토랑도 있을테지?
황금소로의 집들은 동화마을을 연상케 한다. 22라고 적힌 곳은 프란츠 카프카의 작업실이었던 곳이란다.
아기자기한 기념품과 예쁜 디자인의 물건들이 여행자의 발길을 머물게 해주는 이 황금소로에서도 계속해서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것이다. 내가 갔을때는 관광객들이 많아 느긋하게 감상하고 다니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책 속 삽화도 아름답고 사진들도 좋았다. 책에 페이지 표시가 없는 것도 재미있었다.
인형극을 본 후 구시가 광장의 시계쇼를 보며 어느 노천카페에도 앉아도 보고 주변의 가게들을 기웃거려도 보고싶어졌다.
황금소로와 프라하성에서 내려다보는 정경을 감상한 후 다시 어딘가 들어가 저녁을 먹으며 체코의 맥주도 홀짝거리다 밤바람을 쐬며 느긋하게 카를교를 걷고 싶다. 카를교의 그 어디쯤에선 어느 커플이 키스를 하고 있겠지...?
예전 그때처럼 말이다.
카를교 위의 연주가 그들에겐 배경음악으로 생각될 것이고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은 미소를 머금으며 봐도 정말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것이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그곳이 키스를 부르는 다리라는 걸 모두가 알기 때문에.
책 속에서 지은이는
'만약 꿈이라면 그냥 깨지 말았으면...' 라고 했는데 그 마음 백번 공감갔다.
프라하 못지않게 체스키 크룸로프도 매력적인 도시였다. 다음에는 체스키 크룸로프도에도 기지개를 펴고 여유롭게 다녀보고 싶어졌다. 나는 여행서에 나온 장소들을 찍고 다니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현지인처럼 되어보는 여행을 좋아한다.
슬프?지만 이미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는 내가 체코에서 낭만적인 러브스토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테고ㅎㅎ
운동화가 필수품이 되겠구나!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다 만난 가게에선 마음에 드는 소품도 사와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