川瀨巴水作品集
淸水 久男 / 東京美術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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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지 않지만 세상의 시끄러운 눈들을 쓸어내고 가와세 하쓰이의 목판화집을 집어들었다. 우루크에서 있었던 인간들의 전쟁은 아직 정치판에서 우크라이나 변방에서 밥내 나는 직장에서 숨죽이며 아우성치고 있다. 싸리비를 들고 목판화집에서 쏟아져 내린 눈을 한 뭉텅이 쓸어낸다.

한 자동차 디자이너의 죽음은 인간의 전쟁이 직장에서도 흔히 벌어지는 일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의 한 남자가 위대한 디자인과 가족을 위해 일하는 평범한 이야기로 들렸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인생의 플롯 중에 튀어나와 영화 하나비의 불꽃처럼 폭발하며 희미한 연기로 사라졌다.

그리고 한국의 한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TV 드라마 비밀의 숲을 보듯이 대장동 사건에 이어 미스터리한 죽음으로 이어지고 다시 나토와 러시아는 신냉전을 일으키는 듯 우크라이나 전쟁을 허공에 두고 미러 회담이 이어졌다.

동료와 가족의 죽음을 두고 이런 일들은 늘 있는 일이라며 인생은 기필코 하드보일드한 것이라고 가르쳐 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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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 - The Cheat Code of Justice
안천식 지음 / 옹두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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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대의 한문은 일반인에게는 현대 한국의 법처럼 가려진 세계였다. 한문은 양반의 권력이며 아무나 다루는 게 아니었다. 한국의 평민은 아주 드물게 법원의 세계에 변호사와 들어가 본다. 그런 불문율이 판결문에도 적용되며 금서처럼 아무나 열어볼 수 없다. 다만 장미의 이름을 불러볼 뿐이다.

* 움베르토 에코는 작가노트에서 소설 장미의 이름의 제목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여기서 장미는 작가가 열린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이는 독자 스스로가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붉은 장미를 14세기 유럽 황제와 교황의 극렬한 권력 투쟁 속에서 이름 없이 희생당한 평민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2021년 12월 24일. 이 땅에 또 한 번 전직 대통령 사면이란 이름으로 법치주의가 훼손되었다. 아울러 수많은 한국의 평민들의 희생으로 이룬 민주주의의 가치도 훼손되었다. 현 집권 정부와 집권당의 공허한 수정주의에 구토를 느낀다. 반란수괴 등 중범죄를 저지른 두 전직 대통령에 이어 총 21개 혐의 중범죄자가 20년 형의 반도 안 되는 4년 9개월 만에 사면되었다. 이미 예정된 일이나 다음번에는 百여(?) 조의 국고손실을 자행한 사업가 대통령인가? 이로써 한국의 법치주의는 고대 중국 진나라 법가의 법치주의이고 한국의 평민에게만 적용되는 통치 수단일 뿐이다. 또 한 번 공허한 사회 통합, 국민 통합의 플래카드에 구토를 느낀다. 실제로는 국가 통합이 아니라 집권 정부와 집권당의 정권 연장의 뻔지지르한 수사에 불과하다. 현 집권 정부와 집권당은 낯뜨거운 買표의 가면을 벗어야 한다. 한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는 또 다시 1945년 해방 무렵으로 회귀하고 있다. 공정, 정의, 평등의 이념에 어긋나는 특별사면의 폐지야말로 미래를 위해 절실히 요구된다. 더 나아가 실질적 민주주의와 진정한 개혁을 위해 연립 정부 구성이나 새로운 집권 세력의 입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를 위해 본연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 제도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2021년 독일 총선에서 한국의 거대 2당이나 180여 석의 의회 독점의 정치 세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상 한국에서 이 두 정당이 본래의 다당제나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정착을 가로막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바로 그 증거이며 이것은 엄연히 억지춘향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다. 장기 집권을 위해 점점 뻔뻔해지는 집권당의 수정주의나 보수당의 구태의연은 어느 쪽도 민주주의의 미래와는 거리가 멀다. 독일은 전통적인 거대 정당인 사민당이 16년 만에 겨우 의회의 25.7%를 차지하며 승리 아닌 승리를 했을 뿐이다. 여당인 기민당•기사당은 24.1%로 밀려났고 14.8%의 녹색당과 11.5%의 자민당이 부상하였다. 왜 한국에서 정의당 같은 소수 정당은 집권할 수 없는가? 현재의 선거 제도로는 정의당뿐만 아니라 어느 소수 정당도 집권당은커녕 국회 내 교섭단체도 캐스팅 보트도 어렵다. 독일의 연정 구성에서 보듯이 현실적으로 연립 정부 형태가 그나마 바라볼 수 있는 길이다. 현 집권당이나 거대 야당은 털끝만큼도 이런 변화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평민이 조금이라도 자기의 삶을 바꾸려면 이런 정치 구조를 바꿀 선거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1993년 뉴질랜드는 의회의 의결이 아니라 국민투표로 소선거구 다수대표제를 버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여기서 시사하는 바는 선거제도나 국회 의석을 결정하는 방법을 국회에 맡겼을 때 국민이 아닌 다수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 한국의 선거제도의 개혁에 대해서:
조성복, 독일 정치 우리의 대안
백상진 외,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의 모든 것
강남훈, 기본소득과 정치개혁

한국의 법치주의가 과거의 권위주의 정부나 군사 정부에 봉사하던 어두운 기억을 넘어 법가의 법치주의가 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민주주의의 곡선에서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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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두리 2025-07-03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도서출판 옹두리 입니다.
소중한 리뷰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기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도서출판 옹두리 올림-
 
[전자책] 대치동 -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
조장훈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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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교육은 사당동에서 한 발짝 가면 대치동과 가까운 방배동에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사는 지역이 학벌이나 직업처럼 자기의 신분을 말해주기도 한다. 정약용도 자기 자식에게 절대 서울을 떠나지 말라고 하였다. 한국의 학벌과 부동산에 대한 집착과 추구는 과거의 문벌이나 지주전호제 같은 사회적 병리와 많이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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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역사 수메르 - 국내 최초 수메르어 점토판 해독본
김산해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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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史는 성서 시대와 겹친다는 점에서 성서를 이해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최초의 한국어 원전 번역이자 점토판 속의 수메르문명의 생노병사를 연대기적으로 재구성한 최초의 역사로서 비스듬한 두 개의 강처럼 풍요롭다. 모래 먼지 하나 안 묻히고 메소포타미아를 다녀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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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의 범죄와 형벌 - 형사사법 입문, 제3판
심희기 외 지음 / 박영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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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성범죄뿐만 아니라 데이트폭력 사건들이 폭죽을 터트린다. 범죄건수의 증가와 더불어 그 정도가 살인에까지 이른다. 정작 피해자를 구하지 못하는 신변보호제도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한국 경찰의 애로를 감안하더라도 법제도와 집행 사이에 정말 끔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 서울경찰청은 스토킹 범죄의 경우 3단계로 위험성 판단을 하고 최고인 심각 단계에서는 피의자의 신병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골자의 대책을 내놓았다. 피해자보호대책으로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피의자 신병 관리, 피해자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등 위험 단계에 따라 적극 대응하겠다고 한다. 뒤늦게 피해자 중심으로 신변보호제도를 강화한 것이나 그간 경찰의 대응을 적게나마 경험해 봤을 때 지켜볼 일이다. 이미 성범죄나 스토킹 범죄가 꾸준히 증가해 왔고 경찰 인력이 이를 다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이런 현실에서 경호•경비업이 폭발적으로 흥행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또한 경찰뿐만 아니라 검찰•법원 영역에서 한국의 형사사법제도가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었다.

경찰의 신변보호제도와 법원의 결정으로 접근근지명령이 있다. 경찰 영역에서 신보보호대상이 되는 데도 의결과정이 있지만 법원의 접근근지명령 결정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접근근지명령이 내려져도 위반자에게 내려지는 처벌이 가벼워 실효성이 문제가 되곤 한다. 주로 징역형보다는 벌금형에 처해지고 위반 즉시 구치소나 유치장에 인신 구속하는 일은 잘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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