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 장대한 동슬라브 종가의 고난에 찬 대서사시
구로카와 유지 지음, 안선주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포성이 울리며 러시아만 원하는 전쟁이 전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앞선 크림 반도 합병과 흡사하게 러시아의 키이우•돈바스 점령, 친러 정부 수립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그 와중에 우크라이나는 돈바스를 잃을 뿐만 아니라 어쩌면 과거의 독일처럼 동서 분할이 될지 모른다. 국제 사회를 대표하는 UN이나 NAT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을 눈뜬 채 지켜보고만 있다. 마치 2차세계대전 발발 전 독일의 라인란트 점령이나 수데텐 합병처럼 러시아가 주변 영토를 야금야금 늘려가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경제 제재를 비웃듯이 과감하게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다. 러시아의 자국민 보호라는 명분은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의 구실처럼 유치하다. 어떻게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이것은 UN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모순을 안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러시아는 물론 강대국인 UN 상임이사국이 국제 사회에서 그 지위에 걸맞는 일을 제대로 했는가? 2차세계대전에서 강대국(추축국인 독일, 이탈리아, 일본, 연합국인 소련 등)이 약소국을 침략하는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개전 후 (나중에 연합국 편에 선) 러시아(소련)가 폴란드, 핀란드, 발트 3국, 루마니아 등 주변국을 침략한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 패전 후 전범 국가가 된 독일은 혹독한 대가를 치렀으나 (독일과 똑같이 폴란드를 침략한) 러시아는 승전국의 전리품들을 거둬 갔다. 한 국가의 주권과 영토가 힘의 논리로 결판났고 국제 사회는 냉혹하게 그걸 인정했다. 1945년 이후에도 러시아는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아프가니스탄, 조지아 등 주변국을 침략(러시아의 영토가 러시아의 제국주의 역사를 상징한다)하거나 국제 분쟁의 배후로 작용(시리아 내전, 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 분쟁 등)하였다.

미국과 UN은 1945년 이후 지구상의 평화 유지를 목표로 국제 분쟁에 꾸준히 개입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막 경제 제재를 시작했지만 군대 파견은 엄격히 자제하고 있다. 그런데 국제 사회에서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을 맹렬히 비판하며 전쟁 중단을 요구하지만 사실 이를 억제할 궁극적인 수단은 없다.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들이 이미 NATO에 가입했고 우크라이나도 나토의 회원국이 되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까지는 NATO에서 우크라이나 파병의 명분을 찾을 수 없으며 심지어 나토 회원국들조차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푸틴은 과거의 러시아 제국•소비에트 연방의 영광 재현을 떠올리며 이런 힘의 공백을 노렸다. 국제 사회의 블랙 마켓에서는 오랜전부터 외교의 상자를 둘러싸고 이런 일들이 묵인되거나 거래되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UN의 무기력한 모습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안보리의 우크라이나 철군 결의안은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가 거부하면 그만이다. UN 긴급총회 결의안은 UN의 초라한 현주소이자 강대국의 성토장으로써 재연주되고 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전의 국제연맹이나 다를 게 없는 UN은 스스로 해체하고 새로운 국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 국제 조직은 FIFA가 러시아에 대해 했듯이 강력한 규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침략과 분쟁을 일으키는 국가나 불량 국가들은 국제 사회에서 그 정도에 따라 제재되거나 퇴출돼야 한다. NATO 같은 힘의 균형은 물론 전 세계 국가들의 경제•금융 제재 중심의 자정력으로 국제 질서가 유지될 것이다. 국제 질서는 힘의 논리가 아니라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 그래야만 시대를 거슬러 회오리치는 전체주의의 광기를 지구상에서 걷어낼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연암 산문집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시선집
박지원 지음, 박수밀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암집에서 가려 뽑은 베스트 산문들이다. (코끼리 이야기 등에서 보듯이) 뛰어난 비유와 통찰을 통해서 18세기 한국과 동아시아를 보는 박지원의 안목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의 소설과 더불어 두 세기를 훌쩍 뛰어넘었지만 그가 바라본 까마귀의 빛깔처럼 볼수록 새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암 박지원 소설집
박지원 지음, 간호윤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박지원의 소설은 돌베개판 연암집, 이조한문단편집 등에서 찾을 수 있으나 소설집은 그 자체로 최애가 될 만하다. 그의 소설은 18세기 한국의 사회 문제를 적나라하게 건드리는데, 좋은 번역과 해설은 당대를 보는 총명한 눈이 될 것이다. 한문으로 쓰였으나 정약용의 詩처럼 한글로 쓴 것만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용담유사 - 수운이 지은 하느님 노래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세기 한국에서 동학은 하나비의 불꽃처럼 밤하늘을 밝히다가 사그라졌다. 한국의 평민들은 그 하늘이 붉게 젖도록 인간 평등과 사회 개혁을 울부짖었다. 공정, 정의, 평등을 외치던 그들이 三南의 온 들판 같던 광화문에서 떠나고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다시 용담유사를 꺼내어 읽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로그래머의 뇌 -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알아야 할 인지과학의 모든 것, 2022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펠리너 헤르만스 지음, 차건회 옮김 / 제이펍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로그래밍業은 어찌 보면 조직의 일하는 방식에서 디자인 분야와 닮아 있다. 하나비의 불꽃이 터지기 전에 그의 머릿속은 어떠했을까? DDD라는 조직의 방법론 이전에 그의 두뇌에는 무엇이 필요했을까? 개발자의 두뇌에 이렇듯 경전처럼 정리되어 어떠한 전쟁에서도 이겨야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