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우머 가 개봉되고,  영화를 만드는 기반이 된 책이라고 해서, 영화 보기 전에 읽어야겠다고 마침 특별판으로 저렴하게 나왔길래 구매했는데, 페이퍼백으로 1천여 페이지가 넘는다.이렇게 두꺼운 책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도 될까 싶었는데, 대만족이다. 종이질도 좋고, 두께에 비해 들고 읽기도 편하고 페이지 여백이 거의 없이 꽉 채워 인쇄하긴 했지만 괜찮았다. 무엇보다도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힌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로버트 오펜하우머의 일생을,  그 주위 사람들 - 사이가 좋건 나쁘건 - 의 증언과  FBI 가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편하게 기술하였다. 태어나서 맨하튼 프로젝트까지가 1부에서 3부, 오펜하우머의 사상을 의심하는 청문회가 4부, 그 후의 이야기가 5부로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그는 바람둥이였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은 지극했고, 로스앨러모스에서 맨하튼프로젝트를 함께 이끌어간 그로브스  장군과 정반대 성격이지만 추구하는 목표는 같았고, 열등감으로 그의 대척점에서 선 (나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시기한 살리에르가 절로 연상되던데) 스트라우스 제독과의 악연은 흥미 진진했고, 수많은 유명한 과학자들(아인슈타인, 보어, 페르미, 텔러, 파인만~~~)이 등장하며 진술한 내용은 바로 이웃의 이야기처럼 생생하다. 아이러니하게도 FBI가 오펜하우머를 도청하고 미행하며 남긴 어마어마한 서류가 그를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 평전을 쓰기 위해 그 많은 자료를 다 살펴본 저자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제목이 정말이지 절묘하다.

인류 역사를 보면 어이없게도 전쟁을 통해 과학이,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한다. 모든 것은 양면이 있는 것.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핵 폭탄 이후, 인류는 그 성과물로 우주에 진출할 수 있었다. (우주에 진출하기 위해 지출한 그 돈으로 지구를 보다 살기 좋게 만들고 유지하는데 투자했다면 훨씬 좋았겠다만) 얼마 전  AI가 등장했는데, 이제는 대세이고. 앞으로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하고 나아갈까?  오펜하우머가 트리니티 성공 후, 정보를 오픈해서 더이상의 확산을 막자고 주장한 그 이상주의가  (결국 20년 후 핵확산금지를 위한 여러 조치가 나오긴 했다..), 그 이상의 실현여부는 아직도 미지수이다. 

암튼. 추천. 두껍다고 읽기 두려워하지 말것. 생각보다 잘 읽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