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별이 될 수 있다
 

                   --함민복 


달리는 기차로 별 떼를 옮겨 보았니
잘했다

열리지 않는 대문 앞에서 별을 울었어
잘했다

별 볼 시간도 없이 숨 사이 숨 사이 살았지
잘했다

사라져 가는 별에 눈감아 어둠 바쳐 보았는감
잘했다

자 이제 너는
죽어

별의 더 빛나는 몸뚱이
어둠이 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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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

    도종환

 

나는 또 너희들 곁을 떠나는구나

기약할 수 없는 약속만을 남기고

강물이 가다가 만나고 헤어지는 산처럼

무더기 무더기 멈추어 선 너희들을 두고

나는 또 너희들 곁을 떠나는구나

비바람 속에서도 다시 피던 봉숭아잎이 안개비에 젖고

뒤뜰에 열지어 선 해바라기들도 모두 고개를 꺾었구나

세월의 한 굽이가 이렇게 파도질 때마다

다 못 나눈 정만 흥건히 담아둔 채 어린 너희들의 가슴에 잔물지는 아픔을 심는구나

나는 다만 너희들과 같이 아이들 곁으로

해야 할 또 다른 일을 찾아 떠나는 것이라고 달래도

마른 버즘이 핀 얼굴을 들지 못하고 어깨를 들먹이며

아직도 다하지 못한 나의 말을 자꾸 멈추게 하는구나

우리 꼭 다시 만나자

이 짧은 세상에 영원히 같이 사는 사람은 없지만

너희들이 자라고 내가 늙어서라도 고맙게 자란 너희들의 손을 기쁨으로 잡으며

이 땅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

하나 되어 꼭 다시 만나자.

- <국어선생님의 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사> 중에서 발췌

 

생각하기

-  스승의 날입니다. 기억해야 할 선생님이 있다면 행복한 날이죠. 그리고 우리 곁에 계신 선생님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해 보세요,

 

-  이 시에서 선생님이 바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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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문정희




아들아

너와 나 사이에는

신이 한 분 살고 계시나보다.




왜 나는 너를 부를 때마다

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

네 뒷모습에 대고

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




네가 어렸을 땐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




사랑 한 알에도

우주가 녹아들곤 했는데




이제 쳐다보기만 해도

훌쩍 큰 키의 젊은 사랑아




너와 나 사이에는

무슨 신이 한 분 살고 계셔서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

 

 

생각하기

- 우리 부모님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시입니다. 우리 부모님은 나를 보며 무슨 기도를 하고 있을까요?

-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우리도 우리 부모님을 위해 기도를 해 봅시다. 무슨 기도를 하고 싶은가요?

-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 에서 강물은 무슨 의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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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시와 시인 - 시인 이문재가 만난 시인 20명
이문재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2003년에 출간된 책이다. 

문학동네에 연재되었던 글들이라 따로 보지 않았는데 우연히 다시 보게 되다.  

다시 읽는 글인데 새롭다니.   

연재된 글을 허투리 읽었거나, 아니면 지금 나의 심사가 많이 우울해서 글들이 아프게 다가와서일까 

시인의 목소리도, 그 소리를 받아적는 저자의 목소리도 축축해서 내가 우는 듯했다.  

삶이 대관절 뭐길래 시인도, 아프고, 세상도 아프고, 나도 아프고,  

삶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면 아픔도 제대로 이해하고 삶을 겪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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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2002년>

 

  섬진강 시인, 섬진강이 제 노래를 하기 위해 낳은 시인, 그래서 섬진강을전담해서 다 노래하는 시인, 초등학교 2학년이 좋아 오랜 세월 2학년 담임을 전담했다던 선생님 시인, '집을 향하기 전에 2학년 1반 교실 유리창을 다 닫고 그 너머로 강변 마른 풀밭 풀잎 위에 남은 햇살들을 보'(〈나는 집으로 간다〉)는, 주로 1반만 있는 시골학교의 평생 평교사 시인,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스스럼없이 "나가 김용택인디!" 하는 타고난 붙임성의 시인, 까마득한 후배를 만나도 늘 다른 무엇도 아닌 "큰 성(형님)"이 되어 주는 시인, 약간 높은 톤으로 말하며 하하하! 웃는 시인, 콩 타작 마당에서 쥐구멍에 들어간 콩을 보며 〈콩, 너는 죽었다〉고 동시도 쓰는 시인, 연애시도 잘 쓰지만 막상 연애박사일 성싶지는 않은 순정파 시인, 지난 여름 아쉽게 퇴임한 할아버지 시인, 이해인·김훈·도종환·안도현·성석제·정호승·장사익 등 당대의 쟁쟁한 문인과 예인들로부터 퇴임을 위로하는 글 잔칫상 《어른 아이 김용택》(문학동네)을 받은 복 많은 시인, 김용택 시인(60)! - 장석남(시인)의 글

 

생각하기

- 달이 뜨면 생각나는 것은?

- 달이 떴다고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다면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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