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배처럼 텅 비어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485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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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지식이 싸울 때
자연 소외는 한없이 깊어지고
역사는 흙탕물이 되어 흘러간다.
죽으면 땅의 지식은 필요가 없고
하늘의 지식이 필요하다.
그 잘난 지식들을 얼굴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
들판에서 보리와 밀이 웃더라

저기 지식을 구걸하는
한 무리의 동냥아치들이 지나간다

들판에서 보리와 밀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하늘의 지식이 필요하다니.
무엇이 하늘의 지식일까?

시인은 이제 하늘의 지식 한 줌 깨달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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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한 바퀴 ㅣ 박성우 그림 동시집 1
박성우 지음, 박세영 그림 / 창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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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잘 자

아빠? 응!

엄마들은 왜 아가 재울 때
'코' 잘 자, 해?
눈이 자니까
'눈' 잘 자, 해야지!

코가 진짜 자면 큰 일 나잖아, 그치?

아빠, 눈 잘 자.
엄마, 눈 잘 자.

아이는 아빠 엄마와 자며 눈이 잘 자라고 합니다.
그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아이와 함께 잠을 자던 꿀 같은 시간은 금방 지나가고
아이는 부모와 다른 세계를 살아갑니다.
그 세계를 바라보다 아이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니 마음이 달달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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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게 가난한 사회 - 이계삼 칼럼집
이계삼 지음 / 한티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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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입니다.

어제 내린 비로 공기는 상쾌하고 새소리는 흥겹습니다.

아침을 준비하며 선생님의 글을 읽습니다.

가슴이 뭉클,

나는 왜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뭉쿨한가?

선생님의 글은 세상의 고통과 치욕을 피하지 않고 살아낸 사람의 힘이 있습니다.

그런 힘으로 살아갈 세상이 만만하지 않겠지만

그런 이들이 있어 이 세상은 그런대로 굴러가나 봅니다.

 

단언컨대, 이 시대의 색깔은 녹색이라고 믿는다. 엘리트가 아니라 풀뿌리이며, 중앙집중이 아니라 탈중심이며, 산업주의가 아니라 농본주의이며, 남성적 거대서사가 아니라 여성적 모성의 힘이며, 다수결의 힘의 논리가 아니라 제비뽑기의 우연과 순환이다. 이들만이 이 세상을, 우리 삶의 변화를 기약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녹색당 창당에 즈음하여, 217p)

 

그리하여 선생님은 녹색당에 발을 들여놓게 되고 , 비례대표로 나서 애쓰다가 떨어집니다. 그래도 녹색당의 실험은 계속중이니 그들은 이 세상을 정화시키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경쟁의 트랙을 빠져나와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자 하는 실천,

고르게 가난한 사회를 꿈꾸고 한 줄기 희망이나마 부여잡고 가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숨결들 곁에서

나오는 글은 삶으로 이어집니다.

고맙습니다. 

힘 내지 마시고 쉬시길, 편안한 시간도 있기를 감히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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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다 ㅣ 오감 톡톡! 인성 그림책 1
후쿠다 이와오 그림, 다니카와 슌타로 글,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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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뱀을 만들고

뱀으로 항아리 만들지

 

항아리로 술 만들고

술은 친구 만들지

 

염소로 가죽 만들고

가죽으로 북 만들지

,,,,

,,,,,

,,,,,,

 

사람으로 무엇 만들지

사람으로 군인 만들지

군인으로 무엇 만들지

군으로 군대 만들지

군대는 전쟁 만들지

전쟁은 무엇 만들지?

 

 

사람은 공부를 하고

공부는 사람을 무엇으로 만들까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권력을 만든다면 그 권력은 다시 이 세상에 무엇을 만들어내야 하는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살게 하는 공부가 아니라면 공부는 위험할  수도 있다.

 

일본의 노시인이 지금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말놀이에 실려 경쾌하게 들리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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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ㅣ 문학동네 시인선 73
고영민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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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꽃이 피면 꽃이 핀다가 아니라 눈이 내린다고 말하는 마을이 있다

 

 

꽃이 지면 꽃이 진다가 아니라 눈이 그친다고 말하는 마을이 있다

 

 

그 마을의 오래된 아낙들은 꽃이 필 즈음. 아니 눈이 내릴 즈음  

 

 

장독 위의 숫눈을 털고

 

쓰쓰쓰, 입소리를 내며 장독을 닦고

 

겨우내 닫아놓았던 독을 열어 하늘과 제 얼굴을 비춰 보면서

 

하얀 웃소금을 한 번 더 쳤다

 

 

 

 

정독을 닦는 오래된 아낙을 보고 싶다.

오래된 아낙을 만나 이 시를 읽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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