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 문학동네 시인선 73
고영민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거

 

 

 

꽃이 피면 꽃이 핀다가 아니라 눈이 내린다고 말하는 마을이 있다

 

 

꽃이 지면 꽃이 진다가 아니라 눈이 그친다고 말하는 마을이 있다

 

 

그 마을의 오래된 아낙들은 꽃이 필 즈음. 아니 눈이 내릴 즈음  

 

 

장독 위의 숫눈을 털고

 

쓰쓰쓰, 입소리를 내며 장독을 닦고

 

겨우내 닫아놓았던 독을 열어 하늘과 제 얼굴을 비춰 보면서

 

하얀 웃소금을 한 번 더 쳤다

 

 

 

 

정독을 닦는 오래된 아낙을 보고 싶다.

오래된 아낙을 만나 이 시를 읽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