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단상 - 잉여라 쓰고 '나'라고 읽는 인생들에게
문단열 지음 / 살림Biz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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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ㅡㅡ 김소월

 

봄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책 덕분에

김소월의 시를 오랜만에  읽는다,. 노래도 있어 다시 들어보았다. 사무치는 마음과 설움이 가득하다. 일제 시대 이런 마음으로 살다간 시인이 아프다.

김소월이 자신의 시를 조금 따라한 문단열의 글을 읽고 씨익 웃지 않을까. 여전히  설움과 사무침이 있지만 새로운 꿈에 설레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좀 아름다워진다고 느끼지 않을까.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ㅡㅡㅡ문단열

 

초등학교 때는 미처 몰랐어요

군인 아저씨가 애들일 줄은.

 

새내기 때는 몰랐어요

대학교 4학년 누나가 철부지인지는.

 

청춘일 때는 몰랐어요

중년들도 하루하루 힘겹게 사는지는.

 

하지만 이건 정말 꿈에도 몰랐어요

여기까지 왔어도 새로운 꿈에 설렐지는.

 

 

참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콕 집어 말할 수 있다니. 그러면서도 밉지 않고 시원하다.

저자는 아직도 새로운 꿈에 설레는 사람이다. 그 마음이 행복해 보여 참 보기 좋았다.

보기에 좋고, 읽기에 좋고, 듣기에 좋은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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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서정홍 지음, 최수연 사진 / 보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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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구륜이는 여섯 살 때부터 산길을 한 시간 남짓 혼자 걸어서 우리 집에 놀러온 아이입니다. )

 

시인 아저씨!

거기도 눈 와요?

여기는 눈 와요.

 

이웃 마을

일곱 살 구륜이한테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아이처럼 마음이 설렙니다.

 

눈처럼

아름다운 겨울 저녁에

구륜이와 나 사이에

하염없이 첫눈이 내립니다.

 

우리는 하염없이 아름다운 눈을 바라본 적이 얼마나 있을까.

 하염없이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은 풍경이 얼마나 있을까

하염없이 그 순간을 그리워하는 시인 덕에 생각해 본다.

 

봄이 오면

 

상순이네 집 앞에

노란 산수유꽃 피고

슬기네 집 옆에

하얀 목련꽃 피고

산이네 집 낮은 언덕에

연분홍 진달래꽃 피고

 

'나도 가만 있으면 안 되지!'

하면서

우리 집 마당에 앵두꽃 피고

 

나도 가만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덩달아 든다. 우리는 무슨 꽃을 피워야 하나. 꽃이나 제대로 잘 보자. 발 밑이나 잘 살피자.

이렇게 아름답게 살고 있는 시인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절망할 사람 아무도 없는 것이다. 의미있는 일에 땀 흘려 살고 있다면 이미 그가 희망인 것이다.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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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ㅡ 피천득

 

이 순간 내가

별들을 본다는 것은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 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찬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아무도 어찌하지 못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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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음악을 듣고 이 시를 쓰고 있다.

참 좋은 일, 이 좋은 일을 잊지 말고 기운 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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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징검돌 - 화가 박수근 이야기 사계절 그림책
김용철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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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들, 그리운 그림들.

그리움이 그림이 되었구나 하는 이야기들

'그곳이 그립다'고 말하면 벌써 깊어지는 마음

 

박정만 ㅡ산 아래 앉아

 

메아리도 살지 않는 산 아래 앉아

그리운 이름 하나 불러봅니다ㅣ

먼산이 물 소리에 녹을 때까지

입속말로 입속말로 불러봅니다

 

 내 귀가 산보다 더 깊어집니다

 

산보다 더 깊어지는 시처럼 박수근의 그림도 깊어집니다.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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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 교단을 밟을 당신에게 - 26년차 교사 안준철의‘시나브로’ 교실 소통법
안준철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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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이들이 아침에 학교에 왔을 때보다 조금이라도 더 자기 자신을 좋아하게 하여 집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고작 사랑뿐입니다."

교권이란 아이들을 사랑할 권리에 다름 아니라고 하는 선생님

아이들 생일에 그 아이들 기억하며 시를 쓰는 선생님

선생님이 그 아이들의 가슴에 뿌린 시는 씨가 되어 자라리라

그 사랑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세상 끝에서 절망하고 상처받을 지라도 자신이 받은 사랑을 부정하지 못하리라, 

요즘 '묻지마 사건'이 많이 일어나 세상을 흥분하게 하고 있다. 분노가 쌓여 있다가 타인들에게 폭발하는 일은 그 사람의 내면에 남아있는 사랑이 없어서이리라. 그 사람이 만난 선생님 중에 사랑을 가르쳐준 선생님이 한 분이라도 제대로 없었다는 말일까.

슬픈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세상이 더 부드러워지기를 소망한다. 부드러운 사랑, 감싸안는 사랑을 실천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이 있어 세상이 좀 너그러워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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