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지 않은 몰락 - 강상중과 우치다 타츠루가 말하는 불안과 화해의 시대론
강상중.우치다 타츠루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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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은 지금 모든 국가, 세대를 넘어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타츠루와 재일 한국인 2세 강상중은 불안한 시대를 역사적으로 조망하고 위험하지 않게 화해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넌지시 그러나 과감하게 제시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세기 전쟁의 야만 상태를 극복하고  문명을 이어온 세계가 다시 21세기의 야만을 매일 마주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테러와  포퓰리즘이라는 야만은 전방과 후방이라는 구분도 없이 늘 드러나고 있다.

명확한 정답은 어디에도 없지만 학대받는 이들, 쫒겨난 사람들, 빈곤에 처한 사람들을 도우며 측은지심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이 있다.

 국가체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변에 공동체를 만들어 손을 내밀고 함께 세상을 건너갈 수 있는 디딤돌이 많아야 한다.

언제 어디에서든 몰락하고 추락할 수 있지만 디딤돌이 있는 한 우리는 다시 그것을 발판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발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책이 반갑다.

 

사회의 호스트이자 그 사회의 자원을 독점하고 있으며 지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이 먼저 타자에 대해 관용과 환대를 보여야 합니다. (45p)

이 말은 프랑스의  테러 사태에 대한 것이지만 모든 사회에 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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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 고통과 함께함에 대한 성찰
엄기호 지음 / 나무연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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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자체는 절대적이라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없지만, 바로 그 교감하고 소통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의 것’임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그것은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된다. 고통의 절대성 자체가 ‘공통의 것’이 되는 것이다.

 

삶의 고통이 모두에게 당연한 것이 되었다. 지금만 그럴까? 과거에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삶은 고해다'라는 말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알고만 있더라도  다른 이들의 고통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고통을 인정하고 들을 수 있을 때 듣고, 들을 수 없을 때 곁을 내줄 수 있기만 하여도 한 줌 그늘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엄기호는 고통을 전시하고 소비하는 현대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고통의 연대를 조심스레 모색하고 있다. 그 연대는 고통의 곁을 지킬  수 있다고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없는 고통, 통할 수 없는 고통이라도 우리는 그 고통의 현존을 느끼고 함께 곁에 있어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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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마음 - 나를 키우며 일하는 법
제현주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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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산다.

밥벌이로서의 일이든, 자기계발로서의 일이든. 자아실현으로서의 일이든

사람들은 일하며 산다. 이것이 모두 포함된다면 행복한 일이겠지만

모두 포함되지 않더라도 그것은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문직을 얻어, 그 직업을 통해 탁월함을 빛내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도 그 중의 한 사람일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일과 만남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일하며 사는 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나누어주려고 글을 썼다.

 

자기기만 없는 글쓰기의 비결은 어쩌면 내 삶 안에서 떠올릴 수 있는 얼굴들, 내 삶을 비교적 잘 아는 얼굴들을 향해 쓸 수 있는 글을 쓰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249p)

 

 

일하는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격려의 말들이 많다.

일은 밥벌이이기도 하고 책임이기도 하고 사랑이기도 하다.

그 모든 것을 통해 사람들은 삶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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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시편 문학과지성 시인선 526
김형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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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들대봐

 

 

나뭇잎은 흥에 겨워

건들대는 거야.

천성이 그래,

사는 게 즐거운 거지.

 

바람 불면 바람광 함께

바 내리면 비와 함께

새들이 노래하면

새들의 노래에 얹혀

같이 날아보는 거야.

 

그런 게 즐거움 아니냐고

너도 건들대보라고,

죽기 전에 후회없이

한번 건들대보라고.

 

시인이 건들대며 흥에 겨워 부르는 듯하다.

무거운 마음도 몸도  훅 가벼워지는 몸짓이다.

함께 건들대며 걸어가고 싶어진다.

 

낯선 곳

 

 

 

아침은 드셨지요?

떠납시다.

20년을 날마다 다녔으니

오늘은 관악산 말고 다른 데 가봅시다.

 

안양천도  3년 넘게 걸어봤고요,

개불알풀, 나숭개, 민들레..........봄을 열었으니

우리 함께 떠나고 싶네요.

별똥 쏟아지는 밤길도 싫진 않지만

사람 안 다니는 그런 데 없을까요.

 

그런 데는 없다구요?

그러면 그냥 떠나봅시다.

아주 멀리요.

바람이 맛있는 데 가서

몸과 마음은 바람으로 채우고

너도 잃고 나도 잃는

낯선 곳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아니, 뭐라구요?

나더러 먼저 떠나라구요?

 

 

너도 잃고 나도 잃어 몸과 마음을 바람으로 채워 올 수 있는 곳이 있겠지.

지금 여기 이곳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삶이 훨씬 가벼워 춤 출 수 있을 것이다. 춤추며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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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 문학동네 시인선 117
곽재구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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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편지

 

 

강에 물 가득

흐르니 보기 좋으오

꽃이 피고 비단 바람 불어오고

하얀 날개를 지닌 새들이 날아온다오

아시오?

바람의 밥이 꽃향기라는 것을

밥을 든든히 먹은 바람이

새들을 힘차게 허공 속에 띄운다는 것을

새들의 싱싱한 노래 속에

꽃향기가 서 말은 들어 있다는 것을

당신에게 새들의 노래를 보내오

굶지 마오

우린 곧 만날 것이오

 

강에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세월도 흐르고 우리의 삶도 흐르고 있지요.

바람은 꽃향기를 먹고 불어오고 있다니,

바람을 마시고 싶어집니다, 아주 천천히 바람을 마시면 꽃향기가 내 속으로 들어오겠지요

그 바람이 새들을 허공 속에 띄우고  새들은 꽃향기 실린 노래를 보냅니다.

그 노래를 굶지 말라고 합니다.

굶을 이유가 없지만 들을 귀가 없어 굶는 이들도 많지요.

굶지 말고 만나라고 합니다. 만나서 우리는 꽃향기를 마시고 꽃향기 노래를 들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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