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커리큘럼 - 고민하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공부의 길
이계삼 지음 / 한티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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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밀양하면 떠오르는 '밀양' 영화와 밀양 송전탑 문제와 이계삼 선생님'

이제 선생님은 학교를 떠나 다른 좋은 삶을 꿈꾸고 실천하고 있다. 

학교를 떠나며 저자는 이 책을 제자들에게 바친다고 했다. 청년들이 견뎌야 할 세상의 파도는 험하지만 공부의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자고 한다.

세상은 경쟁을, 성공을 이야기하지만 그는 왜 그것이 옳은지를 질문하라고 한다. 그 질문을 통해 좋은 삶이란 스스로 깨닫고 깨달은 것을 실천하는 자유라고 말한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저자가 만난 스승들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슈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저자 슈마허를 소개하면서 기술의 타락이 우리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로켓을 쏘아올리고 우주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지만 장애인 남매의 활동보조 서비스에는 돈을 쓰지 않고 전기요금을 내지 않는다고 전기를 끊어버리는 나라이다.

슈마허는 현대 사회의 문제들은 대부분 기술의 실패가 아니라 기술의 성공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저자는 이런 슈마허의 생각에 공감하며 우리의 과학 기술을 근본부터 고민하여 균형과 절제를 과제로 내놓는다.

이기적인 충동을 인간의 자연스런 본능으로 몰아가는 경제논리를 비판하며 좋은 노동을 이야기한다. 이윤 창출이 아닌 가족과 공동체의 실제 필요를 충족시키는 노동이며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의 노동이어야 좋은 삶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좋은 노동'은 명상을 통해 자기 정화가 이루어지는 시간이 될 수 있으며 그럴 때 우리 인간의 내면에 감추어 둔 신성한 힘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한다.

 

윈델 베리

윈델 베리는 대학교수의 삶을 버리고 땅을 선택한 농부이며 시인이다. 윈데베리와 비교하여 스티브 잡스의 기술은 만인의 사랑을 받았지만 먹을거리가 끊어지면 한 순간도 생존할 수 없는 존재조건을 수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석유에 의존하고 잇는 먹거리와 기술을 떠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농이 민주주의의 기반이며 농업에 대한 만인의 책임의식을 일깨워야 한다는 윈델베리의 삶에 공감하며 저자 스스로 자신은 농민의 삶을 살 수 있을까? 묻는다. '가능할 것이다. 가능할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이 기도처럼 다가온다.

 

더글라스 러미스

 

 

 

이계삼 선생님의 말은 무겁다. 무겁디 무거운 말을 곱씹게 만드는 힘이 있다. 곱씹은 말들이 내 안에 고여 있다가 나를 비추는 말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사상의 힘을 말하며 이 시대에 좌표가 되어줄 사상을 들려주는 선생님이 계셔서 얼마만한 위로인지라고 말한다. 그 말을 이계삼 선생님께 드리고 싶다. 선생님이 계셔서 얼마만한 위로가 되는지. 지금 나의 삶을 아직 멀었지만 선생님이 거기 서 계셔서 희망을 가지게 된다고. 그러니  선생님 힘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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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여관 문학과지성 시인선 434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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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삶과 죄를 비벼 먹을 것이다

세월이 나의 뺨을 후려치더라도

나는 건달이며 전속 시인으로 있을 것이다.

 

이런 무책임이 멋지다고 감탄하던 시절도 있었다.

멋진 포즈만을 보고

 

이제 나는 다른 것을 본다.

왜 죄가 죄인지 묻게 된다.

왜 건달인지 묻게 된다.

개펄에서도 밭에서도  건달이 될 것인지 묻게 된다.

 

 

눈사람 여관

눈사람을 데리고 여관에 가요

그러면 날마다 아침이에요

 

밥은 더러운 것인가

맛있는 것인가 생각이 흔들릴 때마다

숙박을 가요

 

내게 파고든 수북한 말 하나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서

 

모든 게약들을 들여놓고

여관에서 만나요

 

탑을 돌고 싶을 때도 그만두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도

 

내가 껴안지 않으면 당신은 사라지지여

길 건너편 숲조차도 사라지지요

 

등 맞대고 그물을 당기면서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면

그게 어디 여관이겠어요

 

내 당신이 그런 것처럼
모든 세상의 애인은 눈사람

여관 앞에서
목격이라는 말이 서운하게 느껴지는 건 그런 거지요

눈사람을 데리고 여관에 가요
거짓을 생략하고
이별의 실패를 보러

나흘이면 되겠네요
영원을 압축하기에는

저 연한 달이 독신을 그만두기에는

 

 

'조화로움'이라는 책에서 만난 말이 있다

수다스런 생각. 시인은 수다스런 생각이 많구나.

그 생각은 조화로움을 헤치는구나.

밥이 더러운 것인가 맛있는 것인가 흔들릴 때

논에 가서 모를 심고 가을에 벼가 익고 추수하는

것을 직접 해 보았다면 시인은 다르게 쓰지 않았을까

 

나도 수다스런 생각에 빠졌구나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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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귀신의 노래 - 지상을 걷는 쓸쓸한 여행자들을 위한 따뜻한 손편지
곽재구 지음 / 열림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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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귀신은 시인에게 시의 신의 다른 이름이라고 합니다.

시인이 보낸 손편지 같은 글을 읽고 저도 손편지를 쓰고 싶어집니다.

손편지를 쓰던 시절 만난 친구들에게

 

 

인도의 산타니케탄입니다. 시인은 그곳에서 인력거꾼(릭샤왈라)을 만납니다. 그에게 반소리라는 악기를 배우는데 그가 손을 잡으며 '자이구루'라고 인사를 했답니다.

'지금 네 모습이 참 보기 좋은데 너를 이렇게 훌륭히 키워준 선생님은 누구인지 그 선생님을 위하여!' 라는 뜻으로 귀한 인간관계에 쓰인답니다.

아! '자이구루'하며 인사하고 싶어지네요

동시를 쓰는 친구에게 이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왜 우리는 시를 읽을까요.

아름다움을 만난 시인이 시를 쓰고
그 시를 읽은 사람이 다시 아름다움을 그리워합니다.

왜 시를 읽는냐는 물음은 왜 사냐는 물음처럼 어렵고도 쉽습니다.

생이 주어졌기에 살고 시를 만났기에 읽지요.

시를 만나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가끔 쓸쓸해지곤 합니다.

 

여기 시인이 쓴 길귀신의 노래가 있습니다.

그리운 이들이 많이 생각납니다.

시를 쓰는 선생님.

시를 쓰던 선배

시를 읽던 친구

시를 쓰고 문집을 내던 친구

이제 시를 안 쓰는 친구

이제 시도 안 읽는 선배

모두 여기에서 만납니다.

시가 없더라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어서 그러겠지요

그럼 나는 왜 아직도 시를 읽는가? 하고 물어봅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시인이 쓴 글을 읽으며 끊어오르는 그리움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뿐.

 

지하철 풍경이었다. 오후의 지하철 안은 비교적 한산했다. 자리에 앉아 있는 승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내 바로 앞의 할머니는 무슨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고 그 옆의 아주머니는 갓 꺽은 들꽃 한 묶음을 지니고 있었다. 아주머니 곁의 청년이 또 무슨 책을 읽고 있었고 그 곁의 아가씨 또한 꽃 한 묶음을 안고 잇었다. 나는 지하철 안의 풍경이 무슨 영화 촬영이라도 하기 위해 연출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럴 것이 지하철 안의 거의 모든 승객이 책을 읽거나 꽃츨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꽃 책 꽃 책, 또다시 꽃 책 책 꽃 꽃 책 책 책 똧 ......  (37p)

 

어디일까요. 푸시킨을 사랑하는 나라 러시아 모스크바의 풍경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시인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아름다운 풍경들을 만나고 있으면 막 엉덩이가 들썩입니다. 가고 싶고 보고 싶고 만지고 싶어집니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시인이 가장 사랑한 인사말은 '발로바쉬'였다고 합니다. 꽃나무 아래를 지날 때, 구름과 바람을 만날 때 시인 '발로바쉬'하고 인사를 했답니다. '좋아합니다'라는 뜻을 지닌 뱅골어라고 합니다.

시인은 뻥튀기 할머니에게 뻥튀기 한 봉지를 사고 받은 '복 받으시오'를 따뜻한 인사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어떤 인사말을 하며 살고 있을까요

발로바쉬 자이구루, 발로바쉬, 자이구루,

말만 해도 마음에 물이 오른 듯합니다. 고맙습니다.

 

사평역에서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안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반날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그리웠던 순간들이 불빛처럼 반짝이는 시입니다.

시인은 자신이 쓴 시를 낭송하는 신혼부부를 모스크바에서 만납니다. 시가 만든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그리고 네팔에서 만난 배낭여행자의 여권에서, 화엄사 옆 작은 암자의 스님의 컴퓨터에서 만납니다.

 

막차가 오지 않아도 우리는 견딜 수 있을까요. 막막합니다. 그런 순간에도 우리를 구원해주는 불빛이 있다는 것일까요. 내가 불빛이 된다는 것일까요.

친구와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네요.

 

순천만에 자리한 와온 바다. 따뜻하게 누워있는 바다. 참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와온 바다 개펄에서 만난 아낙 이야기입니다. 피눈물이 나는 노동을 하는 아낙들은 한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래도 시인은 그 아낙들의 노동이 따뜻하고 평온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인간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노동을 하는 모습은 건강하고 순결한 아름다움이라고 합니다. 시인은 건강하고 순결한 아을다움을 기억하며 시를 씁니다.

와온바다 그 바다는 멀리 있지 않고 가까에에도 있을 듯합니다.

우리동네 붕어빵 아저씨네 붕어빵에도,

세탁소 아저씨의 다리미에도.

슈퍼 아줌마의 바쁜 손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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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스락 왕자 달마중 1
송언 지음, 장호 그림 / 별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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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스락왕자

 

궁금한 건 참지 못하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 앞으로 나가는 아이

친구에게 외계인 빤스 삶아 먹었냐고 놀리는 아이

선생님이 전학 가라고 해도 못 간다고 큰소리 치는 아이

학교에 총을 가지고 가서 장난치는 아이

수업시간에 풍선을 날려 빵꾸소리나게 하는 아이

달리기 대장이 되어서 신이 난 아이

스스로 교실 보안관이 되어 심판하는 치사한 녀석

선생님이 지각하자 마중 나가는 기특한 녀석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사귀자고 하는 이상한 아이 

친구가 놀리라고 시키는 말을 따라서 놀리는 속없는 녀석

털보 선생님 귀에 대고 "악!"하고 소리 지르는 녀석

선생님께 동화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

 

뽀스락 왕자가 자기만의 색깔을 잘 지키면서 살고 있기를

동심 본래의 모습을 펼치며 살 수 있기를

다른 교실에서, 다른 세상에서 혹 다치더라도

뽀스락왕자였던 빛나던 시절을 기억하고

아름답게 살아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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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움 - 불안과 충동을 다스리는 여덟 가지 방법
스티브 테일러 지음, 윤서인 옮김 / 불광출판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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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에게 속하지 않은 시간 속에서 방황한다"

파스칼의 말이다.

지난 일요일 누군가가 한 말로 모욕당했다며 되새김질하는 내가 여기 있다.

남편의 말과 행동이 나는 무시하는 것이라며 화내는 나도 있다

저자는 이것을  수다스런 생각에 빠진 인지부조화라고 이름 붙이고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를 제안한다.

 

수다스런 생각에서 벗어나면 인지적 부조화가 사라진다고 한다.

마음의 표층은 수다스런 생각의 야단법석과 부정성으로 어수선하지만 그 밑에는 고요와 행복으로 충만한 드넓은 공간이 있음을 우리는 알아차린다. 마음의 표층은 거친 바다처럼 우리를 마구 뒤흔들어 우리는 방향감각을 잃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바다 밑으로 깊이 들어가자마자 한순간에 무한한 침묵과 고요로 충만한 넓을 공간이 나타난다. -191p

 

마음이 어지러운 날 그 마음이 좀 가라앉는다.

다시 어지러워 힘든 날이 온다 해도 가라앉힐 방법이 있다는 것은 힘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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