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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누나하고
마리트 퇴른크비스트 그림, 예프 애르츠 글 / 한마당 / 2015년 10월
평점 :
어젯밤에 누나하고 소년은 걸었고 뛰었고
자전거를 탔고
함께 마지팬 과자를 먹었습니다.
누나가 묻힌 묘지에 갔고
누나가 입원했던 병원에 갔습니다.
죽은 이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다정할까요.
‘이 맛있는 마지팬을 누나하고 같이 먹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지팬을 한 입 먹으면서 소년은 생각했으리라. 그리고 한 입 더 먹으려던 순간, 소년은 “야!” 하고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아주, 아주 작고도 큰 외침. 소년은 누나 목소리라는 걸 안다. 소리가 아주 가까이서 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누나는 보이지 않는다. 누나는 같이 자전거를 타러 나가자면서 밤에 데리러 오겠다고 이야기하고는 이렇게 덧붙인다. “마지팬 챙기는 거 잊지 마!”
마침내 밤이 오고, 소년은 잠옷 속에 마지팬을 숨겨 둔 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누나를 기다린다. 어느새 와 있었는지, 누나가 이불을 잡아당기며 말한다. “일어나!” 마침내 소년은 설레는 마음으로 현실과 환상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판타지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여기에 와 닿습니다.
그리움을 채우고 나면 아이는 성장하겠지요.
그렇게 어른도 성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