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푸른하늘 > 추장. 세상을 리뷰하다.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고병권 지음 / 그린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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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라는 것은 말 그대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뜻인가보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리뷰의 어원을 처음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책을 리뷰하는 책이고,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선을 달리 생각해 보는 책이다. 결국 이 책은 책을 리뷰하되, 책을 리뷰하는 과정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 하는 책인 것이다.

이 책은 신선하다. 무척 독특한 시도이다. 하긴 이 책의 저자인 고추장이 '추장'노릇을 하는 '수유..."라는 특이하지만, 독특한 느낌의 연구공동체 자체가  그 이름만큼이나 신선하고 독특한 시도이다. 그러니 저자는 자신을 스스로 추장이라고 부를만큼 자유로운 사유의 지평을 펼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추장은 우리들에게 세상을 이렇게 볼 수도 있지 않는가라며 세상을 달리 보는 시각을 제공한다.

그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세상에 대해 그의 방식으로 사유하고, 같은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험은 무척  즐겁다. 무척 대담한 지적인 도전인 동시에, 세상과 삶에 대한 진지한 모색이기도 하다. 과문한 탓인지 나는 인문학의 본질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란 것에 대한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인식과 새로운 삶에 대한 모색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가고, 세상이 세상으로서 바로 설수 있는 것을 모색하는 모든 행위가 인문학적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을 보는 시각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같은 느낌이 문득들었다.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대하는 책들에도 동어반복적인 비슷한 말들이 제각기 어법과 톤과 무늬를 달리한 채, 이 책 그리고 저 책에 겹치기 출현을 하는 것을 보는 것이 막 지루해지기 시작한 참이었다. 그럴때 마주친 이 책은 역시 독서란 것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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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신부의 고백
아베 피에르 지음, 백선희 옮김, 이병률 사진 / 마음산책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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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신부는 이 책에서 말이 아닌 말, 말이 아닌 행동을 말로 보여주었다. 이 감동적인 말들은 겉만 번지르한 말이 아니라 실천한 사람의 말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가령 '타인에게보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라'는 말은 일반인들이 하면 우습지만 한평생을 자신을 헌신해온 사람의 말에서는 그의 전 생애의 무게가 실린 참된 말이 된다. 피상적으로 이 책을 보면 그 심오한 깊이를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결코 가볍게 볼 책이 아니다.

말이 남용되고, 말이 훼손되는 오늘날 이 책이 던지는 화두는 만만치 않다. 이런 까닭에 한 마디 한 마디 곱씹으면서 음미하다 보면 그의 휴머니즘이 왜 분노하는 휴머니즘인지 깨닫게 된다. 왜 우리 지성들에게는 이런 책이 없는지 부끄러울 정도다. 하지만 답은 간단하다. 그들은 행동하지 않은 것이다. 피에르 신부의 삶이 이런 깊은 통찰을 낳은 것은 어쩌면 필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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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
고미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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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20일입니다. 

두 아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저는 걸어서 서점에 갔습니다.

저도 오늘 기획하지 않은 길을 가서 기획하지 않은 대로 책을 구경하다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서점에 서서 읽었습니다. 그들의 유쾌한 지적 여정이 참 즐거웠습니다.

사정상 다 읽어내리지는 못하고 아쉽게 책을 접고 나와야 했지만 조만간 다시 뽑아들고 읽을 듯합니다.

기획하지 않은 자유가 저를 어디로 가게 할 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자유가 물론 배운 자들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소통과 연대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그것만으로도 물신에 둘러싸인 이 사회에 새로운 길을 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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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교육혁명
강수돌 지음 / 그린비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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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교육이란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이 책은 모두와 관련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글쓴이는 우리 사회의 일류대 강박증을 비판한다. 그러나 그는 일류대를 나와 일류대라고 칭하는 곳의 교수이다. 무슨 소리인가.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하나도 버리지 않는 사람의 얘기는 조금 거슬린다. 다른 이들에 비해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 생태적인 삶까지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은 말 그대로 정신적인 귀족까지 지향하는 듯하다. 물론 그것이 우리 사회에, 자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해도.

우리 사회가 일류대 강박증으로 멍들고 있다고 했는데 여기에 끼어들수 있는 부모는 중상류층 이상의 가정에서나 가능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고살기도 힘든 세상이지 않은가. 일자리가 없어 헤매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라.

그리고 그의 말은 너무나 확신에 차 있으면서 같은 말을 무지 반복한다,  말이 넘친다.,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밀어 넣는 느낌.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은 욕심이 넘친다.

   대안적 교육과 생태적 삶을 선택하여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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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들
김영현 지음 / 실천문학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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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90년대 시대의 아픔에 대면하는 삶을 촘촘하게 그린 글로 많은 독자들을 공감시킨 작가 김영현이 오랫만에 장편을 냈다. 대학시절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를 읽고 마음이 저렸던 기억이 새롭다. 그 시절 작가 또한 절절한 아픔을 겪고 있지 않았을까 짐작만 해 보았을 따름이다.

 '낯선 사람들'은 가장의 죽음을 통해 드러나는 한 가족의 추악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돈 문제로  아버지를 죽인 혐의로 수감되는 장남, 그 형이 죽이지 않았을 거라고 판단한 신학생인 차남이 주변 사람들을 만나는 사이에 어렸을 때 자신의 집에서 식모살이 하던 누나가 아버지와 형에게 능욕을 당하고 쫒겨나다시피 시집을 간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누나에게서 태어난 아들 수철이가 사실은 어버지나 형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그 아들이 아버지를 죽인 사실을 알게 된다. 모든 사실이 드러나는 사이 형은 구치소에서 목을 매 죽는다.

어머니를 잃고 자란 두 형제, 그리고 새 엄마가 딸을 데리고 이 집에 와 다시 셋째 아들을 낳고 가족을 이룬다. 그 과정에 새 어머니의  냉대, 아버지의 무관심 속에 아들은 방황하게 되지 않았을까, 결국 큰 아들은 중학교 때 집을 나가 외삼촌 집에서 지내게 된다, 동생은 그런 집안 분위기 속에서 물질적인 것을 벗어나 정신적인 삶을 추구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나에게, 누군가에게 낯선 사람들인지 모른다. 관심과 사랑이 없다면 이 세상은 가족이든 이웃이든 낯선 사람들이지. 그러나 낯선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는 모습이 비슷한 슬픔, 기쁨 속에 서로 위로하며 사는 것이 인간일 터인데 작가는 너무 안이하게 사람들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넣고 '그것 봐라, 이것이 인간이다, 너희들도 똑같다'고 소리치는 듯해서 으스스하다. 

어머니 홍경애, 그녀 또한 자식을 낳고 키우느 어미인데 제 자식 소중하게 키운면서 전처 소생의 자식들을 그런 식으로 나 몰라라 하고 냉대할 수 있었을까, 그녀는 자주 가는 절에서 무엇을 빌었을까. 인간이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갖추었다면 이런 가족이 있었을까 , 허나 우리는 자주 이런 패륜적인 소식을 접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이런 패륜들은 인간의 욕망이 불러온 것이라고 하고 싶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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