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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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었기에 살고, 읽고 싶은 책이 여전히 있기에 살아가는 사람 다치바나 다카시, 책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이며 그것으로 해서 인류가 진보해 왔다고 말하는 사람 

책이 없다면 문명세계는 멸망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사람

저자의 말을  믿는 사람들이 있어 이 책이 출판되고, 일본인의 책을 번역까지 하게 되었을 것이다.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독서일기도 일본에 번역되어 나올까, 그 정도로 저자의 힘이 강하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의 저력을 말하는 감상도 있다,

저자의 지적편력을 대단하다는 말로 표현하기 여렵다.  그러나  상황이 많이 다른 나라의 독서일기가 우리에게 의미있는 것이 되려면 그것을 전문 번역이 아니라 그에 대한 평설정도가 낫지 않았을까. 우리나라에 출판되지도 않은 책이 많은 독서일기가 우리 독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이런 두꺼운 책을 출판하였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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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늙은 절집 - 근심 풀고 마음 놓는 호젓한 산사
심인보 글 사진 / 지안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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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고 싶은 곳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것은 보물을 지니고 있는 듯 행복하다.

'염불보다 젯밥'이란 말처럼 저자가 그런 마음으로 절을 다닌 거 아닐까 하는 삐딱한 마음이 들었는데 어느새 스르르 사라진다. 

허나,

도시의 일상에 치인 마음 치료하러 떠나는 절 여행이라니, 너무나 속되다. 그 마음 치료하고 가서 여전히 도시의 악다구니 같은 일상을 당연한 듯 살아갈 것이 아닌가.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절집처럼 행복한 공간으로 창조하는 바람은 헛된 몽상인가. 어디에 있든 절집에 있는 평안과 고요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이가 많아진다면 세상은 조금 더 행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또 하나, '곱게 늙은'이라는 말은 절집을 아름답게 표현한 말이기는 하나 이미 세상에서 물러난 늙은이에 비유하는 듯해 영 불편하다. 절집은 생명이 오래되어서 늙었다고는 하나 그 정신은 면면히 이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정신이 현대에도 젊지 않다면 절의 생명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절에 가서 곱게 늙은 절집의 아름다움만 탐할 게 아니라 절의 정신, 절의 마음을 배워야할 터이다.

삐딱한 소리했지만 나도 역시 이책에 나온 절집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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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만찬 - 공선옥 음식 산문집
공선옥 지음 / 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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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가가 울 때는 눈물이 났고, 작가 맛을 느낄 때는 나도 맛을 느낀다,

잊었던 말을 기억하느라 낑낑댄다.

곡식을 , 막걸리를 넣어두던 곳을 뭐라 하지,

맞아 '고팡'이다. 고팡

쥐가 들락날락하던 곳, 어둡고 서늘하던 곳에 숨어 무언가를 훔쳐 먹기도 했지,

형제들이 자라면서 방이 모자라니 고팡을 방으로 고쳤다. 그 방에서 자란 세월들이 먹먹하다.

작가 덕분에 먹먹한 기분을 한참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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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머튼과 틱낫한 - 참여하는 영성
로버트 H.킹 지음, 이현주 옮김 / 두레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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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촛불 정국이라고 불리는 시절이 험상궂다. 촛불을 아름답다고 찬양하는 곳과 사탄이라고 손가락질하는 무리까지 극과 극을 달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정한 소통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힘이 커져서 소통을 통한 화해에 이르렀으면.  그 길은 멀지만 그 길을 평화롭게 갔던 위대한 인류의 스승들이 있다.    

세상도 편치 않고, 내 마음도 편치 않을 때 이 책을 만났다.   틱낫한 스님의 책은 많이 나왔지만 읽어볼 마음이 내킨 적은 없었다. 한가한 소리하는 책일거라는 선입견이 컸던 탓이리라.  

저자가 머튼과 틱낫한을 연구한 목적은 그들의 '참여영성'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지 배우고,  종교간의 대화를 통해 신앙이 더욱 깊어지고  현실에 대한 진실한 참여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을 다루고 싶어서라고 밝힌다.

기독교의 교리든, 불교의 교리든, 이슬람의 교리든, 세상 모든 종교들의 교리는 아름다운 말로 가득하다고 한다. 아름다운 말이 가득한 종교가 이 세상에 있는데도. 그 종교를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적대적으로 상대를 증오하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할까?  머튼과 틱낫한의 견해로 보면 그런 갈등들은 결국 종교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명상을 통해 존재의 진리를 깨닫고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면 이 세상을 사랑과 자비로 보고 몸소 실천하게 된다는 것이다.

 먼저 자기 안에서 평화를 발견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세상에 평화를 가져다줄 수 없다. (315P)

 명상한다는 것은 "사물을 깊게 보는 것, 어떻게 자신이 바뀔 수 있는지, 어떻게 상황을 바꿀 수 있는지를 밝게 보는 것"이다. (315P)

 가톨릭 종교 사상가 머튼과 베트남 승려 틱낫한은 딱 한번 만났다, 베티남 전쟁의 참상을 미국에 알리려는 순회강연 중에 틱산한을 자신의 형제라고, 그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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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사회적 광우병’도 저지하자
입력: 2008년 07월 08일 18:04:20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을 계기로 시작된 촛불집회 시위는 이명박 정부에 대하여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렸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정부·여당의 색깔론과 배후론에 흔들리지 않았고, ‘5공’을 방불케 하는 경찰 진압에도 굴하지 않았다. 졸속협상으로 나라의 검역주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위태롭게 해놓고는 국민의 세금으로 미국산 쇠고기 선전을 하는 정부에 대하여 누가 그 권위와 능력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이미 정부는 고시를 강행했고 미국산 쇠고기는 팔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쇠고기협상 무효화, 재협상 촉구, 대통령 탄핵을 반복하여 외치는 것만으로는 상황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촛불은 ‘진화’(進化)해야 한다. 당장 국회에서 검역법과 가축전염병예방법 등을 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원내 소수파가 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지만 이 법 개정에 최선을 다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이와 별도로 철저한 원산지추적제의 실시와 원산지표시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국의 매장을 훑는 소비자운동이 있어야 한다. 둘째, 촛불은 지난 60여 일간 거리에서 터져 나온 여러 요구를 수렴하는 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 요체는 정글자본주의와 시장만능주의 정책을 막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우리를 ‘사회적 광우병’의 고통 속으로 몰아넣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오는 30일 서울 시민에 의한 최초의 직접투표로 시행되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주목한다. 시 교육감은 시 교육행정을 좌지우지하는 자리이다. 한번이라도 촛불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 “0교시·야자 철폐” 등의 ‘촛불소녀’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리고 ‘촛불소녀’들은 정부와 어른들에 대하여 ‘입시지옥’ 해결 방안을 내놓으라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촛불은 사회의 공공성을 지키는 운동으로 전화(轉化)해야 한다. 사회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우리 사회를 시장과 이윤논리 일변도로 재편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예컨대 전국적인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고 내국인용 영리법인 병원을 허용하는 의료민영화가 실시될 경우 자본이 의료 서비스를 담당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의료 서비스 질의 양극화로 나타날 것이다. 국민의 건강이 빈부차에 따라 좌우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예산 지키기 운동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는 ‘경제살리기’라는 명분 아래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10% 예산 절감 방침을 지시했다. 그러자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벤트성 행사를 위한 예산은 놔둔 채 독거노인 지원, 학교급식 지원 등 서민을 위한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중앙과 지방에서 제대로 된 예산절감운동을 벌여야 한다. 동시에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허덕이며 촛불을 들 처지도 되지 못했던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행 비정규직 보호법 개정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이제 촛불이 시내 도심만이 아니라 사회 각 영역에서 켜져야 할 때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넘어 ‘사회적 광우병’을 초래할 정책을 저지하는 각 분야 풀뿌리 운동의 연대조직으로 진화하기를 기대한다.

<조국 | 서울대 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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