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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늙은 절집 - 근심 풀고 마음 놓는 호젓한 산사
심인보 글 사진 / 지안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가고 싶은 곳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것은 보물을 지니고 있는 듯 행복하다.
'염불보다 젯밥'이란 말처럼 저자가 그런 마음으로 절을 다닌 거 아닐까 하는 삐딱한 마음이 들었는데 어느새 스르르 사라진다.
허나,
도시의 일상에 치인 마음 치료하러 떠나는 절 여행이라니, 너무나 속되다. 그 마음 치료하고 가서 여전히 도시의 악다구니 같은 일상을 당연한 듯 살아갈 것이 아닌가.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절집처럼 행복한 공간으로 창조하는 바람은 헛된 몽상인가. 어디에 있든 절집에 있는 평안과 고요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이가 많아진다면 세상은 조금 더 행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또 하나, '곱게 늙은'이라는 말은 절집을 아름답게 표현한 말이기는 하나 이미 세상에서 물러난 늙은이에 비유하는 듯해 영 불편하다. 절집은 생명이 오래되어서 늙었다고는 하나 그 정신은 면면히 이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정신이 현대에도 젊지 않다면 절의 생명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절에 가서 곱게 늙은 절집의 아름다움만 탐할 게 아니라 절의 정신, 절의 마음을 배워야할 터이다.
삐딱한 소리했지만 나도 역시 이책에 나온 절집을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