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괴테
신선한 공기, 빛나는 태양,
맑은 물, 그리고
친구들의 사랑
이것만 있거든 낙심하지 마라.
생각하기
- 낙심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요?
- 이 시를 읽어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 나에게 용기가 필요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살그머니
강은교
비 한 방울 또르르르 나뭇잎의 푸른 옷 속으로 살그머니 들어가네
나뭇잎의 푸른 웃도리가 살그머니 열리네
나뭇잎의 푸른 브롯치도 살그머니 열리네
나뭇잎의 푸른 가슴호주머니도 살그머니 열리네
햇빛 한 자락 소올소올 나뭇잎의 푸른 줄기세포 속으로 살그머니 살그머니 걸어가네
나뭇잎의 푸른 가슴살을 살그머니 살그머니 쓰다듬네
나뭇잎의 푸른 스카프 폭풍에 펄럭펄럭 휘날리는데
나뭇잎의 푸른 가슴살 살그머니 살그머니 빙하로 걸어가는데
살그머니 살그머니 빙하를 쓰다듬는데
나뭇잎의 푸른 웃도리 나뭇잎의 푸른 브롯치 나뭇잎의 푸른 스카프, 나뭇잎의 푸른 가슴호주머니, 나뭇잎의 푸른 피톨들을 살그머니 살그머니 살그머니 감싸안는데
살그머니 너의 속살을 벗기고 가슴호주머니를 만지니, 살그머니 열리는 너의 수천 혈관의 문
시간이 한층 두꺼워지네
우리의 사랑도 살그머니 두꺼워지네
1945년 함남 홍원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연세대학교 영문과와 동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시 '순례자의 잠' 등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1975년 제2회 한국문학작가상을 받았으며 1992년에는 제37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시집으로 <허무집>, <풀잎>, <빈자일기>, <소리집>, <붉은 강>, <바람 노래>,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그대는 깊디깊은 강>, <벽 속의 편지>, <어느 별에서의 하루>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허무수첩>, <추억제>, <그물사이로> 등이 있고, 동화로 <숲의 시인 하늘이>, <하늘이와 거위> 등이 있다.
* 출처 : 계간 『시와사람』2008년 봄호
'살그머니' 이 시는 요즘 나뭇잎에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모습과 잘 어울리는데 그냥 아이들이 그 순간들을 느껴 보았으면 해서 골랐답니다. 인터넷에 이 시를 낭송한 곳에 있는데 한번 같이 들어보세요.(문장 시낭송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