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노래(Canto Libre)
                   -빅토르 하라



나의 시는 보금자리를 찾는
한 마리의 비둘기와 같소
그대들이여, 나래를 펼쳐라
그리고 힘껏 날아라

나의 노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자유의 노래이며
나의 노래는 단결하고픈
신념을 발산하고픈 자들에게
자유의 노래일지니

나의 노래는 끝도 시작도 없는 고리,
수많은 민중들의 절규가 존재하는
영원의 사슬이리라

우리는 권리를 함께 노래하고
우리는 이 노래가 그 무엇에 도달하려는
한 마리의 비둘기라 외치네
나래를 펼쳐라 힘껏 날아라
오 ! 나의 노래는 자유의 노래일지니


 

생각하기

- '나의 시는 보금자리를 찾는 한 마리의 비둘기' 라고 했습니다.

   평화와 자유를 찾는 비둘기 같은 시가 있다면 많은 힘이 되겠지요. 나에게 보금자리와 같은 시가 있나요?

 

- 시인은 '나의 노래는 자유의 노래'라고 말합니다. 나에게 노래는 무엇일까요?

 

빅토르 하라는 라틴 아메리카 노래 운동의 상징인 '누에바 깐시온(Nueva Cancion, 새로운 노래) 운동'을 하다가 1973년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처형된 칠레의 대표적인 민중가수다. 1932년 산티아고의 변두리 로꾸엔이란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칠레 민중의 삶과 애환을 노래와 연극으로 보듬어준 문화전사였다.

그는 한 때 산티아고대학에서 연기와 연출을 공부한 전공을 살려 칠레에서 뿐만 아니라 남미와 유럽을 순회하며 연극활동에 심취하기도 했다. 토속민 혈통을 이어받은 어머니로부터 칠레 구전 민요를 들으며 자란 그는 일찌감치 시와 노래와 연극을 사랑하던 청년이었다. 스무살이 되던 해에는 사라져가는 칠레의 전통민요를 조사하고 채집하면서 포클로레(Forklore, 안데스의 민속음악)의 뿌리찾기에 열정을 보였다.

하라의 민요 채보 여행은 라틴 아메리카 민중의 전통과 고난에 찬 생활상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현실의 모순에 눈을 뜨게 했다. 그런 그에게 누에바 깐시온의 선구자 비올레따 빠라(Violeta Parra)와의 만남은 그의 열정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안데스 민속음악을 복원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집단 작업을 통해 진보적 문화계의 중심에 서게 된 하라는 민중저항노래로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하라가 칠레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의 일이었다.

1966년 첫 솔로음반 을 내고 연극활동과 음악활동을 병행하던 하라는 1969년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한 1회 누에바 깐시온 페스티벌에서 자작곡 'La Plegara a un laborador'(농부의 기도)를 불러 우승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산티아고대학의 연극연구소 일을 그만두고 빠라, 잉띠 일리마미, 뀔라빠윤 등의 민중가수들과 함께 인민연합의 문화선전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전국을 돌며 활발한 누에바 깐시온(칠레의 음악, 라틴 아메리카만의 음악이 아닌 세계의 음악으로서, '제3세계를 포함한 전세계 민중이 인종과 종교, 가치와 신념을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음악 언어'로 재정의할 수 있다) 운동을 벌여 나갔다.

1970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노래와 연극으로 파시스트와 보수우익에 날카로운 비판을 퍼부어 선거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빅토르 하라는 살바도르 아옌데(Salvador Allende)가 이끄는 인민연합의 승리를 위해 민중벽화운동, 민중발레단, 노래운동 등 다양한 방면의 민중문화 운동 세력을 모아 나갔다. '벤세레모스'는 하라가 쓴 시로 만든 첫 번째 선거운동극이었다. 대통령 후보인 아옌데를 지지하는 콘서트를 개최하고,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그의 노래는 멈추지 않았다.

1970년 9월 4일의 선거혁명. 대선에서 민중연합 후보로 나선 살바도르 아옌데가 민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승리했다. 칠레의 봄이었다. 민중 가수 빅토르 하라는 봄의 주역 중 하나였다. 하라는 1971년말 라틴 아메리카 전역을 순회하며 칠레 민중들의 삶의 역사와 고난의 역사를 노래했다. '기타는 총, 노래는 총알'이라는 누에바 깐시온의 구호처럼 하라의 노래는 파시스트의 폭력에 저항하는 무기가 됐다.

아옌데가 이끄는 사회당 정부는 미국의 시장 교란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칠레 민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1973년 3월 의회선거에서 아옌데의 인민연합은 과반수가 넘는 지지를 확보했다. 아옌데의 개혁은 추진력을 얻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개혁에 앞서 국민들로부터 재신임을 묻는 투표를 실시하려고 했던 날 쿠데타가 발생했다. 9월 11일 미국의 지원을 받은 피노체트(Augusto Pinochet Ugarte)가 군부를 장악하고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산티아고의 봄은 짧았다. 1844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후 1932년 이후로 여러 차례의 쿠데타로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불황에 시달려 왔던 칠레. 1970년 살바도르 아옌데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최초로 민주주의 선거에 의해 역사적인 사회주의 정권을 탄생시켰던 그 칠레가 붕괴되고 말았다.

쿠데타 당일 3군총사령관 피노체트는 2대의 전투기로 대통령궁을 폭격했다. 당시 상황을 그린 영화 제목 '산티아고에 비는 내리고'는 쿠데타군의 작전 암호였다. 쿠데타 당시 아옌데 대통령은 18명의 지지자들과 쿠데타군에 맞서 항전하다 최후를 마쳤다. 사망 직전 아옌데 대통령의 마지막 방송연설은 지금도 귀에 들리는 듯하다.



"누군가 이 암울하고 쓰라린 순간을 극복해내리라 믿습니다. 머지않아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사회를 향해 위대한 길을 열 것이라고 여러분과 함께 믿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꽃
                                        -김용택

 

한 점 숨김이 없다 망설임도 없다 꽃은.

꽃잎 속 제 그늘에도 티 한 점 없다.

꽃은 호랑이도 살얼음도 무섭지 않다.

허튼 짓이 없으니, 섭섭지도 않고

지는 것도 겁 안 난다.

                                                 김용택- '수양버들' (창비, 2009)

 

생각하기

-  이 시를 읽고 생각나는 꽃이 있나요.

 

-  이 시를 읽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나요?  어떤 면에서 그런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도서관 자리에 앉으면 도서관 옆 노적봉에 선 우람한 나무들이 뿜는 기운이 느껴진다. 

도서관이  있어 숨 쉴 수 있고, 나무들이 전해주는 기운이 있어 나도 기운을 차린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그루  

토끼 한 마리  

 

여섯살 겸이와 자전거 타고 가면서 노래를 불렀다. 개나리 터널이 나온다.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라 물고요 병아리떼 뿅뿅뿅 봄나들이 갑니다. 

개나리 노란 꽃그늘아 래 가지런히 놓여있는 꽃가신하나  

아기는 살짝 신 벗어 놓고 맨발로 한들한들 나들이 갔나  

가지런히 기다리는 꽃가신 하나  

 

이렇게 노래를 부르며 도서관 가는 길이 내가 부릴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아이 둘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을 다닐 때는 느끼지 못했던 충만한  시간들이 아직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상록수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 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칠은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생각하기

- 오늘은 노무현대통령 영결식 날입니다. 그분이 애창했던 노래를 부르며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 이 노래는 안산 상록수와도 인연이 있지요. 누구일까요. 두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부
                                             김종삼

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생각하기

-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처럼 나에게도 그런 날이 있었나요? 

 

- 살아온 기적이 살아올 기적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 삶에 기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