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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인생 - 진짜 나답게 살기 위한 우석훈의 액션大로망
우석훈 지음 / 상상너머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최근의 국내 경제, 정치, 사회상에 대한 진단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명이 있다. 한명은 신자유주의 경제이론의 폐해를 지적하며 사민주의 복지국가로의 미래를 제시하는 장하준 교수와 다른 한명은 IMF이후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암울한 미래에 신음하는 20대의 모습을 비정규직 평균 급여 119만원에 20대 평균급여에 해당하는 73%를 곱한 금액인 88만원으로 묘사한 <88만원 세대>를 펴내 관심을 받기 시작한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이다.
특히 우석훈 교수의 경우 해외 유학후 국내 대기업 소속 연구원에도 있었으며 정부 조직에 속해 각종 정책의 입안을 직접 컨트롤 하거나 간전접으로 관여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스펙트럼을 가졌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관직에서 떠나 속칭 '저잣거리'로 표현되는 일반인들의 삶 속에서 바라보는 <1인분 인생>이라는 에세이 집을 펴냈다. <88만원 세대>가 20대를 촛점으로 펴냈다면 <1인분 인생>은 군사독재에서 민간 정부로 정권이양기를 거치는 80년대와 90년대 초반 젊은 시절을 보냈던 40대의 현재 자화상과 불안심리로 점철된 성장통을 함께 하는 책이다.
'부자되세요'라는 CF가 선풍적인 관심을 끌 정도로 돈이 모든 것을 우선하는 경제적 이기주의의 심화는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우리에게 심어줬고 이로 인해 한미FTA가 발효되면서 농민들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질 거라는 주장에도 자신만은 영향 받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외면하는 악마 같은 사회가 되었다.
이러한 무한경쟁 속에 40대는 끊임없이 생존경쟁에 내몰리면서 경제적 가치만이 우선시 되었던 세태를 비판하며 응당 누려야 할 가치들을 다시금 되돌아보는 시간을 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역할이지 장점이다.
'돈이면 다 된다'는 천민자본주의적인 발상이 어느덧 현 MB정부라는 괴물을 탄생시켰고 그들의 전횡하에 4년 동안 신음했던 우리들이 앞으로의 삶을 위해서라도 자기 하나 건사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1인분 인생을 우리는 충분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각박한 사회 구조적 문제가 우릴 목 죄이기만 해도 말이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측면에서 지나쳐 왔던 부분을 깊은 울림으로 표현하는 이 책은 쉽게 읽히 지만 읽고 나서의 여운은 쉽사리 걷혀 지지 않는, 짙은 잔상을 남긴다.
일주일에 3번은 업무상 술을 마시고 퇴근하는 내겐 잠들어 있는 두 딸들의 쑥쑥 커가는 키를 보면 대견스럽다가도 당혹스럽기만 하다... '내가 얘들을 정말 잘 키우는 걸까? 아내에게 모든 걸 맡겨 버리고 쥐꼬리만한 돈만 벌어오는 것으로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말이다. 각박한 생존경쟁을 핑계로 가정과 그간 나와 맺어 왔던 수많은 지인들과의 인간관계를 태만히 하는 내 자신의 1인분 인생은 시급한 재활이 필요할 것임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