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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 쇼펜하우어의 인간관계 철학
강산 지음 / 알토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어느 순간인지...서점가에서 쇼펜하우어의 책이 열풍이다. 염세주의 철학가이고 일생의 역작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의 저자로만 알고 있던 쇼펜하우어에 대해서 그저 대철학가 헤겔과 동시대에 살았던 사람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쇼펜하우어의 철학과 가르침이 각광받는 점은 바로 정도와 강도만 다를 뿐 인생은 고통이라는 사실은 크게 다르지 않는 현대인의 삶에 쇼펜하우어가 이미 정확하게 꿰뚫어봤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과 인생을 고통의 바다이므로 평생 결혼도 하지 않은체 금욕 생활을 했다. 그의 사후 재산은 자선단체에 기증됐다. 쇼펜하우어의 염세적이고 세상에 대한 비관적 시선은 냉철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그가 각광받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볼 때 바로 ‘왜 꼭 인간은 행복해야만 하는가’라는 의문일 것이다. 그는 “인간의 욕구는 결코 만족될 수 없다. 새로운 욕구를 낳으며 이것이 불만과 고통의 악순환을 만든다”고 말했다. 인간의 존재와 근본적인 고통과 불만을 직시하라고 조언한 것이다.
그래서 현실의 삶에서 고통만을 느끼는 현대인들, 특히 한국의 독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차피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 쇼펜하우어의 인간관계 철학>도 이러한 열풍의 일환으로 출간된 쇼펜하우어의 인간관계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해 주는 책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소개하는 이 책의 저자는 워낙 불우한 삶을 살면서 늘 먼저 만나야만 했던 고통 속에서 잠식된 하루하루로 결국 공황장애까지 올 정도로 지독한 인생이었지만 쇼펜하우어를 만나면서 삶의 의지를 찾았다고 한다.
저자는 쇼펜하우어는 인생이 고통이라면 삶의 기준을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로 옮겨 진짜 행복을 위한 고통을 겪으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어차피 타인은 나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으로 행복해 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최고의 선이 아닐까? 오늘 하루 힘들었던 인간관계 때문에 마음속으로 몰아치는 감정의 파도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쇼펜하우어의 조언은 그 누구보다 더 가슴속 깊이 와닿는 따뜻함일 것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무얼 고민할 필요가 있겠는가? 비로소 우리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 보고 자유로운 시간을 누리며, 내 스스로에만 의지하고 행복을 찾는다면 이제 그 고통은 행복으로 치환될 것임을 이 책이 안겨주는 선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