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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팔리는가 - 뇌과학이 들려주는 소비자 행동의 3가지 비밀
조현준 지음 / 아템포 / 2013년 7월
평점 :
‘손안의 세계’를 구현했다는 찬양과 함께 스마트폰을 넘어 IT산업의 혁명을 불러 일으킨 故 스티브잡스는 신제품의 구상과 출시와 관련하여 소비자 사전 조사 등 일체의 시장수요조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그럴까? 일부에서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전혀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시장조사의 의미가 없다거나 창조적 마인드로 충만한 스티브 잡스의 직관의 결과를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만용으로 보일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래저래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흔히 마케팅 전문가들은 제품 판촉에 있어 소비자들이 가격이나 품질, 안전성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 하에 제품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측하에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여 야심차게 시장에 뛰어든다. 하지만 일은 사람이 내지만 성패는 하늘에 달려 있다고 호로곡에서 탄식한 제갈량의 일을 떠올리며 모든지 하늘에만 맡긴다면 효율적인 마케팅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눈을 가리고 맛을 비교한 테스트에서 늘 인정받던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를 이기지 못했던 사례와 펩시콜라의 약진에 우려하여 셀 수 없이 많은 품질시험과 소비자 테스트를 통해 새로운 맛과 새로운 마케팅으로 의욕적으로 런칭한 ‘뉴코크’가 정작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외면속에 쓸쓸히 시장에서 사라진 점을 감안할 때 인간이 정말 모든 경우에 일관되게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지 의심해 봐야 하지 않을까?
<왜 팔리는가>는 바로 이러한 의문에 대한 속시원한 해답을 찾아 나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즉,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고 여러 조건을 고려할 수 있다면 합리적인 결론으로 방향을 잡아나가지만 원시시대부터 인간의 DNA에 입력된 생존본능은 숱하게 산재한 생명에의 위협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에게 직관과 같은 ‘판단의 지름길’을 요구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결정을 한다고 한다. 사실 이러한 흥미로운 문제제기는 경제학 분야에서도 있었고 나름의 진단과 해결방향을 제시해 왔다. 바로 행동경제학이 그것이다. 이를 마케팅측면에서 살펴본다면 바로 인간의 뇌를 분석하는 뇌과학과 위에 언급하였듯이 원시시대부터 잠재의식 속에 프로그래밍화된 진화심리학이 대두되게 되며 이 책은 이와같은 방향에서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마케팅의 세계와 접목시켜 나간다.
저자는 앞에서 언급한 예측을 빗나가는 소비자의 결정구조의 원인을 뇌에서, 더 들어가자면 ‘이성의 뇌’(대뇌피질)이 아닌 ‘감정의 뇌’(변연계)에서 찾는다. 특히 시각, 청각, 미각, 후각을 통해 객체를 인지하고 판단하는 인간이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이 감각을 통한 정보를 균등하게 처리하기 보다는 시각에 의존하여 이를 토대로 뇌속에 이미 각인된 이미지를 통해 선택하는 경우가 월등히 많다는 점을 주목한다. 눈을 감고 맛 본 펩시콜라가 더 맛있다고 말하지만 단 3% 사람만이 맛을 구별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시각적으로 각인된 빨간색 코카콜라를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게 된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든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판단의 지름길’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긴 반면 오랜 기간 진화해 오면서 인간이 체득한 ‘판단의 지름길’을 통해 직관이나 고정관념, 자기중심성 등을 통해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실제 본 것과 다시금 기억해 내는 결과물의 큰 차이가 비합리적 판단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저자는 감정의 뇌를 중심으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인간이 실제로 어떤 상품을 선택하는지를 ‘경쟁 승리를 강하게 자극하는 파워에지, 새로움을 추구하는데 더 집중하는 뉴에지, 그리고 위험을 피하려는데 더 비중을 두는 리스크 에지 등 3에지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을 기본바탕으로 마케팅 측면에서 인간이 가진 감정의 뇌를 장악하는 10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기존의 가격우위를 통한 경쟁우위나 소비자 선호도 등에 따른 마케팅 전략수립과는 차이가 분명한 전략이다.
즉, ’판단의 지름길‘을 기본으로 삼는 ’진짜 나‘의 성향을 분석함으로서 판단의 지름길의 끝에 자신이 런칭한 제품들이 자리하고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브랜드의 가치를 명품에 걸맞도록 향상시켜야 하고 시각적 실체에 의존하는 인간의 특성과 다른 이들의 입소문을 통해 공고해 지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 상승에 그 가치를 둔다.
이 모든 마케팅 전략의 바탕에는 인간이 가진 감정의 뇌가 있음은 주지의 사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인 인간의 뇌를 통해 접근하는 마케팅 전략은 독자들로 하여금 쉴 틈 없는 호기심과 함께 끝없이 이 책에 빠져들게 할 것이다.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