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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 호스피스 의사가 전하는 현명한 삶의 태도에 관하여
조던 그루멧 지음, 박선령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딱 석달전,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크리스마스를 지나 26일 아침까지... 이제는 고인이 되신 아버지의 간병을 위해 중환자실에 간이 침대에서 고통속에 신음하시던 아버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위암 말기...물론 아버지께는 알려드리지 못했지만 워낙 고령이시라 항암은 물론 전신 마취를 통한 수술도 병원에서 권유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잠시 통증이 잦아들었을 때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시던 그 뒷모습이 아들인 나로서는 평생 잊혀질까? 아흔이 넘은 인생을 살아오시면서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은 물론 경제개발기 먹고 살기 힘든 시절 오직 육체 노동만으로 네명의 자식을 대학까지 보내시면서 온갖 풍파와 우여곡절이 많으셨을 것이다. 어릴땐 한없이 커보이고 높아만 보였던 아버지가 이제 얼마 안남은 인생에서 마주한 회한은 무엇일까? 후회하시는 인생의 지점을 자주 언급하시곤 했지만 말이다. 나 또한 언젠가 두 딸 앞에서 그런 뒷모습을 남기겠지?

<인생의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을 선택한데는 호스피스 의사가 전하는 현명한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이 끌리는 포인트였지만 동시에 얼마전 사랑하는 아버지의 회한어린 뒷모습을 통해 떠올린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본능적 움직임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자는 인생의 끝자락에서 곧 눈을 감아야하는 호스피스 환자들의 인생을 돌아볼 때 일, 돈, 가족과 친구 등에 대한 깨달음을 대화로 나눴고 이를 기록으로 남겼다고 한다. 그리고 고인들이 인생을 후회하는 한 가지 공통점은 결국 소중한 이들과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일상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는 데 안타까워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삶의 우선순위를 재설정하는 방법을 찾아 나섰고 거기에는 일상에서 기쁨을 만드는 작은 목적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스스로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스스로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어느새 내 하루의 타임라인은 오직 성공을 위해서 달리고 있었고 많은 돈과 큰 차, 넉넉한 집을 얻기 위해 채찍질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나도 당당하게 현명한 삶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데 왜 더 쫓기듯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되돌아 보게 만드는 것이다. 불안과 후회로 점철된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관점과 시간 사용에 대한 종래의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후회 없거나 적어도 후회를 최소화 하기 위한 방법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이제는 고인이 되신 아버지의 뒷모습을 떠올린다. 당신께서 살아 오신 인생의 후회를 오후의 햇살을 마주한 채 그늘로 덮힌 뒷모습이 아닐까? 동시에 아들에게도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마지막으로 주시는 무언의 조언이 아닐까? 떠난 분에 대한 깊은 슬픔은 이제 잦아 들어야건만...아버지께서는 후회 하지 않는 인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라는 선물을 주시고 떠난 것이란 확신을 갖게되는데 이 책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