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 심리학자와 언어전문가가 알기 쉽게 풀어낸 말의 심리
박소진 지음 / 학지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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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있기만 해도 중간은 간다’ 라는 표현이 있다. 쓸데 없는 언행으로 자칫 화를 당하지 말고 차라리 침묵하는 편이 낫다는 뜻으로 그만큼 인간의 말이 가져오는 파급효과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를 낳기도 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그만큼 말의 중요성이 동서고금을 통해 인정받았던 것이리라.


 하지만 이 말이라는게 자신의 속마음을 제대로 표현해 내거나 또는 상대방이 제대로 이해한다면 다행이건만 늘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그런 요인은 남녀간의 특성에서 오는 차이도 있고 보다 더 감정적이거나 이성적인 스타일에서 오는 차이가 원인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렇게 말을 통한 소통의 문제는 늘 고민거리가 되어 왔고 현대인처럼 점점 더 고립되고 개인주의화되어가는 추세에서 고통은 커져만 가고 있기에 출판가에서는 심리학을 접목시켜 다양한 주제로 소통에 대해 언급해 왔다.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도 그러한 연장선상의 책이다. 저자는 심리학자이며 언어치료사로서 상당한 내공을 가진 전문가이다. 그가 수많은 치료 사례를 통해 얻게 된 결과를 통해 말 속에 숨긴 진의를 짚어내고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비극을 피하기 위해서 말이다.


 유사한 주제의 책들이 많이 발간되었지만 이 책이 가진 차별점은 남녀간의 대화에서 오는 숨은 감정에 대한 해석과 상대를 배려하기 위한 말이 어떤지를 알려주는 3장(분석과 공감)과 상대의 말에서 진의를 눈치 채지 못할 때 몸짓을 통한 언어를 가지고 판단하는 법을 설명하는 5장(표정과 몸짓)은 바쁜 시간에 쫓기더라도 꼭 읽어봐야 할 챕터라고 생각한다.


 특히 영화 올드보이와 공전의 히트를 거뒀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상황을 빌어 말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과 빗나간 사랑에 대한 해석은 공감과 동시에 말의 신중함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것임을 깨닫게 하며 ‘오빠’ 호칭을 듣고 싶어 하는 남자들의 심리와 연상녀 연하남 커플들의 대화에서 ‘누나’호칭이 없는 이유에서도 공감하게 될 것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욕에 대한 설명이다. 욕을 사용함으로서 한결더 상대와 친근해 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는 개인적인 과거 경험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그 욕의 사용도 상대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분별해야 한다는 점은 당연한 충고다.


우리가 늘 주고받는 말을 통한 소통이 실제로 비극까지 이어지지는 않는게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소통의 방식에 대해서 무지해서는 안될 것이다. 올드보이의 오대수가 평범한 소시민 아니었는가? 백번 양보해서 오대수 정도의 말실수는 아니더라도 우리는 늘 상처가 되는 말을 건네고 있을지 모른다..지금 이 순간에도..그러기에 이 책의 역할이 도드라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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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집 2012-03-13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