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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랜드 1 - 셉템버와 마녀의 스푼
캐서린 M. 밸런트 지음, 공보경 옮김, 아나 후안 그림 / 작가정신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초록구름이 와서 달콤한 말로 속삭이듯 말하지 않아도 셉템버는 기다렸다는 듯이 페어리랜드로 떠난다. 셉템버는 평범한 일상이 살짝 지루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앞으로 무슨일들이 벌어질지 몰랐다. 어른들은 좀 겁쟁이이긴 하다. 좀 더 산만큼 쌓인 경험치로 인해 섣불리 발을 떼지 못할때도 있다. 그것이 바보처럼 느껴질때도 있지만 코앞으로 다가올때는 전혀 그렇지 않다.
셈텝버는 마녀의 스푼과 칼을 찾는 과정에서 매우 지쳐버렸다. 그래서 그냥 집에 돌아갈만도 하였으나 갇혀버린 친구들을 잊지 않았다. 눈이 감겨 버릴정도로, 다리가 풀릴정도로, 제멋대로인 셈텝버였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아이들은 한결 같지만은 않다.
"그런데 바꿔친 아이는, 요정이 훔쳐 간 인간의 아이라고 알고 있어요. 요정의 인간의 아기를 데려가고
대신 요정 아기를 남겨놓는다 면서요."
"그건 일종의…… 문화 교류 프로그램이야." <186쪽>
동화속에서는 나오지 않을 만한 이야기들이 등장하며 매우 현실적이다. 그리고 한동안 웃게 만든다. 페어리랜드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입국서류도 필요하고 나름의 현대식 체계가 자리잡고 있었다. 초록구름은 허가가 나지 않아서 들어올 수 없다고 한다. 구름인데도, 안되나보다. 지금의 여왕이 매우 혹독하게 사람들을 대하고 있다고 한다. 동화속 세상이나 현실 세상이나 별반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깜짝 놀랄만한 일들도 벌어지고 하여튼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여정이 될지, 어떨지는 떠나봐야지 알게 된다. 12살 어린 아이인 셉템버는 매우 무모하다. 그런면이 아이의 특권이라고 생각된다. 아직은 어린아이니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도 되고 때론 힘들다며 심하게 징징거려도 괜찮다. 몸집이 좀 커졌다고 징징거리지 말란 법은 없다. 다만 받아줄 사람만 있다면 그 사람이 눈물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다음날 전화를 받지 않게 되어도 좋을만큼 징징거려도 좋겠다. 인간관계를 그리 정리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길은 여러가지 의미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길을 잃는 방향, 목숨을 잃는 방향, 마음을 잃는 방향, 심장을 잃는 방향> 네가지 길이 동화속에서나 나올법한 길 같지는 않았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댓가처럼 느껴졌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오로지 스스로의 길에 따라 정해지겠지만 말이다. 스푼을 잃어버린 마법사들을 만나는데 그들의 모습은 마법사스러웠다. 실제로 사람의 마음이 겉모습에 드러난다면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른다. 옥수수를 보고 쪼르르 쫓아가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엘이라는 익룡을 만난다. 쇠사슬에 묶여서 날지 못하고 아버지는 도서관이였다고 한다. a에서 l까지는 모르는게 없다고 한다. 눈매가 부리부리해서 겉모습만 보고 살짝 판단하고 말았다. 디저트로 셉템버를 먹을줄 알았는데 엘은 귀여운 녀석이다. 셉템버는 후작을 만나 꾐에 넘어가게 된다. 후작은 셉템버와 비슷한 또래로 보였다. 좀 사악한 웃음에 기분이 나빴지만, 아직 아이라고 할만했다. 후작한테 마법사 스푼을 돌려받지만 죽을지도 모르는 임무를 맡게 된다. 페어리랜드의 규칙 중 한가지는 요정의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였다. 규칙은 깨지라고 있는게 아니냐는 말대로 셉템버는 요정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온몸으로 겨울을 받아들이게 된다. 셉템버의 모습이 변해버린다. 죽음이라는 것은 겨울로 넘어가는 것을 말하는걸까? 앙상한 나뭇가지로 변해서 뿌리를 내리고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
셉템버는 스스로의 힘으로 이 세계의 비밀을 풀어낸다. 후작의 가슴아픈 사연도 들을수 있었다.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셉템버는 원래 살던곳으로 돌아와서 이야기는 다시 시작한다.
<이책은 작가정신에서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