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의 황제>라서 귀가 살짝 솔깃했다. 라면에 관련되거나, 맛있는
요리방법이나 거기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작스레
<페르시안 양탄자의 흥망사>라니. 양탄자하면 우선 알라딘에서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그런 느낌이 먼저 떠올랐다. 그러다 대전
엑스포때 수첩에 각각의 나라를 돌아본 후 스탬프를 찍는게 있었다. 그 스탬프가 뭐라고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강대국이라는 나라는 어찌나 줄이 길던지, 외곽 나라를 돌던 중 페르시안 양탄자인지는 모르겠지만 화려한
무늬의 양탄자를 본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것의 가치를 몰랐고 현재도 잘 모른다. 암울한 시대와 어울러져 페르시안 양탄자의 이야기였다. 여러편의 단편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알라딘에서 나오는 '양탄자' 같았다. 지니의 램프처럼 '쓱싹쓱싹' 문지르면 생각지도 못한 것이 줄줄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두번째는 교육의 탄생에 이어서 라면의 탄생이 대기중이다. 교육의 탄생에서는 7살먹은
최두식은 아이큐가 215로 대단한 천재였다. 어려운 수학문제도 막힘없이 풀었다. 그래서 나사로 가게 된다. 거기서 한 것은 기계 대신
수학문제를 풀어내는 것이였다. 그가 쓴 책 '조국의 하늘 아래'에는 나사에서 있었던 몇년간의 일들을 회고한 작품이라고 한다. 밥먹고 자는 시간을
빼고서 그곳에서 최두식은 마음껏 뛰어 놀지도 못하고 남보다 훨씬 특출하다는 이유만으로 개고생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사람의 정신을 이용할 수
있는 이론을 내놓은 교수를 만나게 된다. 상당히 무서운 일이였지만 하여튼 최두식은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모든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진다. 읽는
내내 씁쓸하다 결론은 진짜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전에 읽은 SF중에서 알고 있던 사람이 예전과 크게 달라진점은 없지만 미묘하게 알던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내용의 책을 읽었다. 오랫동안 함께 했던 사람이 그전과 조금씩 다른 행동을 한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거리가
떨어져있는 사이라면 못 알아볼것이다. 결론은 매우 섬짓했다. 그 사람은 삼촌이 아니였고 그 허울을 뒤집어 쓰고 있는 외계인이였다. 그럼 진짜
삼촌은 어디로 갔을까. 조금씩 주변을 의심하기 시작하자, 상당수 사람들이 미묘하게 달라져있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등골이
써늘해진다.
W시의 주민들이 외계인을 식용으로 먹는다니, 그런 순간이 올까봐 무섭게 느껴진다.
논과 밭을 갈아 엎고 아파트를 짓기가 급급하니, 이러다가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나 싶다. 지금이야 쌀이 싸지만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날씨가 급변하고 힘들어도 농사를 지으시는 농부분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눈앞에 이익보다는 조금만 더 미래를 내다보았으면 좋겠다.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