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http://blog.naver.com/yieh2000/220177434208
언제부터인지 봄이 겨울에 먹히고 가을이 여름에게 먹혀버렸다. '가을 돌려줘'
더운 여름을 식혀줄 공포는 필요하지만, 공포는 다른 형태로 엄습해오고 있다.
안전한 공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땅이 푹 꺼질것만 같은 불안감이 들때가 있다.
지금은 섬뜩할 필요도 있지만 웃을 필요도 있는~ 다시 돌릴수 있는 그런 깜찍한 무서움이 필요하다.
여러편의 단편이 때론 추억속으로, 현재의 모습이 어떤지 보여주고 있다. 처음의 시작은 '신분도용'이라는 '고만해라~ 털릴만큼 털렸다'의 느낌이 드는 이야기였다. 주인공 남이 어쩌다 보니 나름 짭짤한 용돈벌이용으로 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된일이다. 신분증을 새롭게 장식하는 것은 무지 쉬운일이였다. 다만 맘에 좀 걸리긴 했지만, 그랬다면 하지 말았어야지. 하여튼 결론은 살인자로 변하는 주인공 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딱 꼬집어서 그 사람이 범인이라고 말할 수 없는 애매모호함. 그게 싫었다. 현실속에서 신분도용은 놀랄것도 없고 대놓고 팔았다고 뻔뻔하게 말한다. 누굴 잡아서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하는건지, 분노를 폭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이런일도 있었는데 겨우 '이정도'가지고 왜그래?' 하게 생겼다.
노인인구가 늘어가고 있다. 한편의 단편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요양시절에 있던 노인분들이 괴수의 침입에 의해서 갈가리 찢겨져서 통제되고 있다는 긴급한 뉴스 속보가 들려온다. 주인공 역시 그 곳에 아버지를 모셨기에 현장을 몰래 들어가 본다. 실상은 너무나도 멀쩡한 요양원 내부를 보게 된다. 한편의 SF영화를 보는듯 했다. 다만 이것이 그저 허구의 소설에 불과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섬짓했다.
어쩌면 이런 세상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고령화 시대에 극심한 경제난~ 방법은 한가지 뿐이다. 70세 이상의 노인에 한해 지정된 지역에서 오로지 한사람만 살아남는 것이다. 죽여야만 내가 살 수 있다. 엄청나게 처절하고 서글프고 곧 노령화로 넘어가는게 일도 아닌지라~ 시간을 멈출수도 없고~ 웃으면서 읽었다. 아직은 내일이 아니라서~ 아마도 그럴것이다. 학교 다닐때 30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내용만으로는 상당히 처절하기 때문에 작가는 매우 적절하게 웃겨준다. 웃겨서 눈물날정도로. 다만 다 읽고 나서는 씁쓸하다. 다행히 읽는 동안은 엄청나게 웃기다. 웃음을 조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