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옷장을 열다 - 옛사람들의 옷 이야기 우리 고전 생각 수업 4
조희진 글, 오연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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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쓰는 '이언'의 이야기가 첫번째로 등장한다. 담비털로 만든 고급 쓰개인지라 호산군 이현(세종의 형이자 양녕대군의 손자)은 승정원에 '이언'을 내놓으라고 한다. 당당한 왕실의 종친으로써 '이언'을 얻기위해서는 체면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성종이 한숨을 쉴 만하다. 담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그인기는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예나 지금이나 쫓기 시작하면 끝을 보는구나. 당상관까지만 담비털로 만든 '이언'을 써야하는데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거리의 사람들이 담비털로 만든 '이언'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남아나는 담비도 없을 뿐더러 담비를 대신할 족제비도 불티 나게 팔렸다. 이러다 보니 나라 살림이 망조가 들 뻔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유행이란게 참 무섭더라. 구슬갓 끈은 사또가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장신구였다. 진주 목걸이보다 더 크고 보란듯이 사치스러워 보이는 구슬갓 끈이 등장한다. 

 


<연산군이 윤세림에게 술을 따라주는 장면>

 

 

위의 그림은 연산군이 윤세림에게 술을 따라주다가 윤세림이 술잔에 갓끈을 빠뜨리고 만 것이였다. 표정으로 봐서는 장이라도 몇대칠 기세처럼 보였지만 연산군은 그 자리에서 나무라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웃감으로 만든 갓끈만을 쓰라면서 좋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분위기는 좀 싸했을 듯. 하지만 보기에도 갓끈이 주렁주렁 거추장 스러워보인다. 유행이라는 것은 너도 나도 값비싼 갓끈을 하게 만들었다. 그러다보면 어떤일이 생길지 뻔한 일이다. 갓끈만 고급스러운 것을 주장했을리 만무하다.

갖옷으로 신하를 아끼는 마음을 몸소 보여준 왕이 있었다.



<세종의 갖옷을 입고 잠든 송시열>

 

세종은 집현전에서 밤새 책을 읽고 잠이 들어버린 신숙주에게 입었던 갖옷을 덮어주라고 한다. 신하를 아끼는 세종의 마음이 느껴졌다. 재미있게도 엄자치를 시켜 3번씩이나 집현전에 갔다 오라고 했다. 갖옷은 모피와 비슷한 옷이라서 무지 따뜻했다고 한다. 효종 또한 몸이 아픈 송시열에게 갖옷을 보냈다고 한다. 왕이라는 자리가 모든 신하를 두루 살필수도 없겠지만 이런 배려를 하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였을 것이다. 마음 씀씀이가 신하로 하여금 존경하게 만들었다.



<복을 빌어 주었다는 버선>

 

만수무강을 기원하면 만들어 주었다던 동지 버선이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어머니도 버선을 신고 일을 하셨다. 이른 아침에 버선을 신으시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았다. 하루의 일과를 끝낸 후에 버선을 벗으셨다. 그렇게 함께 했던 버선이라 친숙하다. 다만 신고 벗기가 쉽지는 않았다. 자신의 발 모양과 길이에 맞춰 만든 버선본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한 것인 만큼 아무 때나 만들지 않고 특별히 좋은 날을 받아 지었습니다. (100쪽) 오직 그사람을 위해서 만든 것이라 특별하다. 살뜰하고 정성이 듬뿍 담긴 선물이다.



<비올때 쓰는 갈모>

 

이생각을 종종했었지만 왠지 멋쩍을 것 같았다. 우산을 머리에 쓰고 다니면 편리하고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어른신의 표정이 여유로워 보이신다. 선조들의 지혜와 전통을 잊고 살아간다. 좋은 것도 많고 배워야할 것도 많다. 버리기만 하지 말고 소중하게 여길 줄 알고 따라해보고 싶은 유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옥색 당의>

 

선조들은 의복을 빨때 옷을 모두 뜯어내어서 빨았다고 한다. 일일이 다 뜯어서 옷을 빨았다니 놀라웠다. 생각해보니 두들어서 옷을 빠는데 옷고름이 아닌 단추였다면 아마도 깨졌을 것이다. '탁탁탁' 옷을 돌려가면서 때리는 맛은 좋다. '착착착' 왠지 마음속의 응어리를 풀 수 있는 수단도 되지 않았을까.  전에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박자를 맞추며 다다미를 하시는 것을 보았다. '토닥토닥'하는 소리처럼 들렸다. 어쩌면 마주앉아 장단을 마추며 미운정 고운정하면서 살았을 것이다.  (어쩌면 어머니는 시집살이를 그렇게 버티어내신 건지도 모른다. 이렇게 투닥투닥하면서) 신기하게도 지금처럼 다리미로 옷을 다리지 않아도 한것처럼 옷이 빳빳해졌다.


 

<군자가 곁에 두는 거울>

 

군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정결함과 단정함이지, 화려함이나 거울을 곁에 두고 꾸밈과 치장에 몰두하는 태도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옛사람들에게 옷이란, 겉모양을 꾸미는 장식이 아니라 신분을 나타내는 도구이자 생활 속에서 예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바탕이었습니다. (160쪽) 스스로의 몸가짐을 반듯하게 한다는 것 참 멋진일이다. 자주 거울을 보며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옷 매무새는 잘못되지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겠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사진은 조선 시대 옷장을 열다 내용입니다.

조선 시대 옷장을 열다/조희진,오연/스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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