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뭐든지 할 수 있어 그림책은 내 친구 36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일론 비클란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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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는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어린시절의 내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칭찬받고 싶은 마음에 한때는 힘 닿는대로 열심히 하려고 했다. 정말 한때만. 엄마가 이불을 통속에 넣고 밟으시는 모습을 보고 나도 할꺼야 하면서 풍덩 빠지곤 했던 어린시절의 기억이 생각난다. 지금은 '귀찮아.' 수준이니, 그때가 훨씬 나은것 같다. 로타는 뭐든지 잘 할 수 있었다. 아픈 옆집 아줌마를 돌봐 드리고 청소를 열심히 한다. 로타는 엄마가 만들어준 빵은 옆집 아주머니께,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잘 넣는다. 로타는 늘 밤세(봉제돼지인형)와 함께였다. 양손에 두가지를 들으니 밤세를 챙길수 없어서 로타는 빵안에 밤세를 집어 넣고는 묶어 버린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넣고 빵은 옆집 아주머니께 갖다 드리고서는 청소를 열심히 한다. 그런데 아주머니께 드린게 빵이 아니고 쓰레기였다. 생선 대가리가 들어있는 쓰레기였다. 로타는 머리가 쭈뼛서버렸다. 빵과 밤세를 쓰레기통에 넣고 만 것이다. 어린시절의 실수가 생각났지마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엄마한테 혼날까봐서 두려워서 집에도 못들어가고 문밖을 서성이던 때가 생각났다. 로타 역시 빵을 찾지 못하면, 소중한 친구 밤세를 찾지 못한다는 생각에 빠르게 쓰레기통으로 뛰어간다. 그런데 쓰레기통은 깨끗하게 비워진 뒤였다. 다행히도 쓰레기차를 발견한 로타는 빵과 친구 밤세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이런 운좋은 일은 여러번 일어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에.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로타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어릴때는 자주 실수도 하지만 혼날때는 더더욱 정신 차리기 힘들다.  


크리스마스에는 트리를 만들 전나무가 꼭 있어야 하는데 아버지가 전나무를 구해오지 못하신다고 한다. 전나무가 다 팔려 버렸다. 아버지는 미리 좀 챙기시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도 오빠와 언니도 시무룩해져 있다. 로타역시 마찬가지로 우울하다. 전나무를 한가득 실은 트럭을 발견하고 로타는 아저씨와 흥정을 하려 한다. 하지만 매정한 아저씨는 로타의 말은 듣는척도 하지 않는다. 싣고 가면 없어서 못 파는게 전나무인데 로타한테 팔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여튼간 어른들이란. 돈에 눈이 멀어서 종종 정신 나간 행동도 서슴치 않고 하는데 로타에게는 매우 다행스러웠다. 정신없이 가느라 전나무 하나를 떨어 뜨리고 가버린 것이다. 잘있어라 멍청이 라고 말하는데 멍청이는 바로 너야. 착한 로타는 아저씨를 향해서 소리치지만 아저씨는 본체도 하지 않고 휑하고 가버린다. 로타는 착한 아이라서 블룸그렌 주유소 아저씨와 상의를 하고 아저씨는 로타가 가져가야 한다고 말해준다. 로타는 참 사랑스러운 아이다. 로타가 전나무를 밤세와 함께 끌고 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체구에 전나무를 끌고 가기란 꽤 힘들었을 것이다. 가족들의 환한 미소를 위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위해서 로타는 열심히 끌었다. 


전나무에 장식이 달려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멋지다. 크리스마스에 트리없이 우울하게 보낼뻔 하였는데 로타는 전나무를 구해오고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낸다. 크리스마스때 읽어서 인지 마음이 더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얀눈이 펑펑 쏟아지면 예전처럼 즐겁지 않다. 눈길에 미끄러지거나 사고가 날까봐 걱정이 앞선다. 로타처럼 마냥 신나게 떨어지는 눈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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