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사적인 그의 월요일
박지영 지음 / 문학수첩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현재는 범죄 재연배우로써의 해리의 모습이다. 해리의 본명은 김해경이다. 그 이름을 잊어 버리고 싶어서 해리란 이름을 선택했다. 그는 자신의 겉모습을 벗어 버리고 싶어했다. 동기중에서 제일 먼지 PD가 되고 잘나갈 뻔 하다가 표절시비로 인해 그는 고꾸라지고 말았다. 김해경 PD에서 재연배우 해리로써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사람들 사이로 먼지처럼 눈에 보일듯 말듯한 존재가 되지 않길 바라면서도 해리로써의 삶은 그러기로, 그랬으면 하고 바라는 것 같았다. 


해리는 평상시에도 꿈속을 걸어다니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형편이 이러다 보니 어머니 집에 얹혀 살게 되었다. 재연배우로써의 삶과 배출하지 못하는 욕망속에 시달리는 그의 변비가 초반내내 집중하기 힘들었다. 어떻게 보면 지독하게 너저분하고 재미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자꾸만 반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했다. 삶의 구렁텅이가 그런것일까, 혹은 잉여인간이라는 의미에서 자꾸만 그런뜻을 고취시키기 위함일까 하는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고령화 가족에서 둘째 아들이 생각났다. 한때 충무로에서 감독으로 잘 나갈 뻔 하였던 그의 인생과 해리는 좀 닮아 있었다. 


변비를 벗어나면 조금씩 괜찮아진다. 해리는 38년간의 이력을 들고서 모 연애방송에 출연하게 된다. 30명의 여자들이 출연하고 나오는 남자가 자신과 조건에 맞는 남자면 승격을 시켜주지만 아닐 경우엔 비참하게 떨어뜨리는 그런 방송이였다. 아무리 땜빵용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처지를 또 한번 되새김질 해주며 해리를 비참하게 만든다. 그러던 중 30명의 여자중 한 여자가 죽는다. 그리고 경찰이 해리를 찾아온다. 


우연치 않게 누군가에 의해서 삶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본의 아니게 그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말이다. 해리는 누군가에 의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런 경험을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해리 역시 원치 않게 누군가에게 그런 삶을 주고 말았다. 해리는 정신이 온전치 못해 보였다. 멍한 표정으로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치 못했다. 어쩌면 이것도 연기일지 모른다.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적인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럴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모든 이야기는 한 지점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때 그 시점부터 잘못이였을까 싶었다. 해리의 어린시절 생기지 않았으면 좋았을 그 충격적인 일부터 말이다. 그 날만 없었더라면 그는 평범했을 것인가. 그가 정체성에 혼란을 일으키지도 않았을 것이고 인생에서 쉽게 고꾸라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숨기고 싶은 만큼 자신의 모든것이 끝내 용서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보면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 사회가 우리의 입장을 유령처럼 대변해주는 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아무리 사실을 말한다고 해도 지인들의 증언이나 사람들과의 관계가 없다면, 스스로가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어 버린것처럼 무선상의 공간에서만 존재한다면 어쩜 우리도 그렇게 되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지나치게 사적인 이야기만 뺀다면 그의 이야기가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북카페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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