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때문에 산다 한국프로야구단 시리즈 5
김은식 지음, 조덕희 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야구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뉴스에서 엘지트윈스 유광점퍼가 없어서 못 팔았다는 인터뷰를 보고서야 간만에 엘지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동안 두산이나 삼성이나 기아는 종종 소식을 들었지만 엘지 트윈스는 기억에 별로 남지 않았다. 선수시절에 스타급이였다고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들어도 잘 알지 못하니 거의 멍한 수준이다. 프로야구 창단식부터 엘지트윈스의 현재에 이르기까지 야구의 이야기가 아울러져 있다. 감독과 선수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점점 더 그 시절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영상이라도 있으면 돌려서 그때 그순간을 만끽하고 싶은 심정이다. 


처음에는 야구 잘 모르는데 어떡하나 했는데 만화책을 읽는 듯한 기분으로 읽어 내려갔다. 내용에 군더더기도 없을 뿐더러 야구에 대해서 몰라도 선수들의 시합을 보는듯 머릿속에 그려졌다. 감독에 대해서도 간략한 설명이 덧붙여져 도움이 되었다. 때론 무협영화 못지 않게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짜릿한 한방에 선수나 팬들도 울다가 웃다가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관중석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는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날씨는 점점 쌀쌀해져 가지만 분위기는 뜨겁다. 


1986년 롯데와 OB의 시즌 최종전에서 터져 나온 김형석의 '운명의 한방'이야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뜨겁게 하였다. 최동원은 3년 연속 20승의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쳐버렸으며, 최일언은 거의 날릴 뻔했던 승률왕 타이틀을 다시 건졌고, 선동열은 거의 손아귀에 들어왔던 '트리플크라운'의 영광을 놓치며 '2관왕'에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의 주인이 OB로 바뀌며, MBC는 1983년 이후 두번째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102쪽) 야구는 짜릿하다. 초반에 뒤지고 있다고 해서 후반에 계속 뒤지라는 법도 없고 엎치락 뒤치락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때로는 점수가 나지 않아서 엄청 힘들때도 있다. 한점 내기가 그토록 어려웠을 정도로 참 오묘하다. 


1994년 그해 여름에 찌는듯한 더위가 계속되었다. 처음으로 살인더위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때 당시의 사건사고를 접하며 잠시 그때를 회상해보았다. 맞다 그런일이 있었구나 싶었다. 지금의 순간까지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 성수대교가 무너진 이틀 뒤, 한국시리즈 4차전이 인천에서 열렸고 앞선 세 경기를 모두 승리했던 LG트윈스는 그 경기마저 3대 2로 휩쓸며 팀 역사상 두번 째 우승에 성공했다.(214쪽) 성수대교가 무너졌던 그때 그 뉴스를 접하고도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때의 충격은 어마어마 했던 것 같다. 그 시절을 잠깐 돌아보니 무섭고 끔찍한 일들이 많았다. 

무거운 마음을 접고 엘지 트윈스가 선전하기를 기대해본다. 


<BS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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