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수집가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장수미 옮김 / 단숨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모처럼 책장을 넘기면서 손에 닿는 책의 질감이 좋았다.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푸른 눈동자가 무서워서 책을 뒤집어 놓았다. 띠지를 왜 만드냐며 짜증을 내는 독자도 있고 띠지를 불필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빨간색의 책갈피 느낌의 빳빳하면서도 기름종이 비슷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모처럼 책장을 넘기면서 오랜만에 손끝에 닿는 종이의 느낌을 느껴본다.

 

사이코패스라는 단어와 책표지가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심리적인 묘사가 어딘가에 갇혀있는 쌍둥이 아이가 되기도 했다. 자루안에서 끙끙 거리면서도 생각보다 비극적이지는 않았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안다는 것, 이럴땐 다가올 공포때문에 심장이 멈춰버렸을지도 모른다. 몇초가 이토록 숨막히게 느껴진다면 하루를 버티기도 너무 힘들것 같다. 눈알 수집가의 추격자들, 하지만 꼭꼭 숨어버리기로 작정했다면 찾아내기 어려울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알 수집가를 알아보지 못했다. 마지막에 던져준 답을 얼른 주워서 삼켰는데 그의 사연을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어간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과 앞으로 삶은 어떻게 되는건가~ 끝을 덮고 나니 왠지 돌림노래를 읽은 것 같은 느낌이였다. 다시 시작되는 눈알 수집가의 범행의 끝은 어디로. 정말이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앞을 보지 못하는 눈알 수집가를 알아본 여인의 정체가 대단히 의심스러웠다. 범죄자는 촉이 상당히 발달되어 있는 것 같다. 그녀가 자신의 정체를 알았다는 것을 그는 단박에 느꼈다. 왠지 비슷한 사람끼리는 알아보는 촉 같은 걸까.

 

초르바흐는 부인의 말대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어야 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초르바흐가 형사시절 정당방위 혹은 잘못된 결정으로 애를 납치한 여자를 죽이고 '어서옵쇼' 하며 그를 받아준 기자집단으로 들어 갔지만 그의 일과는 전과 달라진게 별로 없어 보였다. 그 일 이후로 모든것이 엉망이 되어 버렸지만 나중에 더한 운명이 기다릴꺼라는 생각치 못했다. 시작에서 경고했던 것처럼, 살아 숨쉬는 것이 고통이 되어버리게 될줄은 말이다. 날아오는 총알을 피했다고 생각한 순간, 뒤에서 날라오는 생각지도 못한 충격에 정신을 차릴수 없게 되어 버렸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납치당한 쌍둥이 아이들의 목숨도 점점 줄어들어갔다. 살해당한 엄마의 손에 쥐어진 타이머의 시간이 지나가면 아이들은 죽는다. 순간순간 눈알 수집가의 경고가 가슴이 뛰게 만들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자음과 모음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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