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예언 - 키플링 미스터리 단편선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유지훈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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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는 유령이 자주 출몰한다고 한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전에 즐겨 보았던 <이야기속으로>가 떠올랐다.  이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다. 어떤 단편은 다시 생각해보게끔 만들어서 짧지만 다시 읽으면서 내용을 음미해보기도 했다.

 

얼굴을 보아하니 사악한 삶과 병마로 패인 주름과 흉터가 선명하게 각인된 늙은 나였다. 다른 사람 같으면 벌써 기절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겁이 없었으니까 내내 식은땀만 흘렸다. (62쪽)

 

 

<덩컨 패러니스의 꿈>에서는 젊은이였던 덩컨이 갑작스럽게 쭈글어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위의 이야기처럼 다른 사람같으면 심장이 멎었을지도 모를일이였으나 본인은 겁이 없어서 식은땀만 흘렸다고 하니 이야기를 읽으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였다. 섬뜩한데 이런 연유로 인해서 웃고 말았다. 처키가 처음부터 무섭지 않고 웃겼던 게 다 이와 비슷한 이유 때문이였다.

 

공포는 보이지 않는 현상에 대한 두려움의 일종이지 않을까 싶었다. 분명히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그것이 유령인지 영혼인지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정한수를 떠놓으시고 하루를 시작하셨던 것처럼 우리곁에는 지켜주는 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악한 사람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보다도 눈앞에서 살아서 숨쉬고 있으면서도 무슨짓이라도 서슴치 않고 할만한 사람들이 내겐 더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첫번째 단편인 검은예언은 재미가 없었다. 단편이라기 보다는 시작하는 이야기에 가까웠다. 하여튼 그 다음편 부터는 무지 재미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어서, 모처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공포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그리고 심장이 약하셔도 무난할 듯 하다. 왜냐하면 고전이니까.

 

여인숙에서는 유령이 눈에 잘 띈다. 일단 포착되면 그들을 주목해 봐야 한다. (133쪽) 무슨 연유로 그들을 주목해야 하나 싶었지만 작정하고 찾아보면 있나 보다. 왠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구석구석 뒤져보고 말도 걸어 보고 싶었을텐데. 요즘에는 좀 무서울 것 같다. 시대가 달라져서 말이다.

 

 

 

 

<북카페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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