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스 필립 K. 딕 걸작선 6
필립 K. 딕 지음, 박중서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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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죽음의 미로>를 읽었다. 뭔가 정신적 발작을 일으킬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재미도 있긴 했지만 약간의 괴리감이 느껴졌다. 그것은 툭하면 신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알 수 없는 정신병자 같은 소리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 책을 읽기에 문제점이였고 이야기의 맥이 자꾸만 끊겼다. 신에 대해서 관심도 없었고 툭하면 신이 뭘 어쨌다는 걸까? <발리스>는 읽는 동안 어이없어서 웃었다. 재미있긴한데 그놈의 신타령은 수그러들지 않아 보였다. 하여튼 그쪽으로 집착이나 강박관념을 갖고있나 싶다. 중요한 것은 이 책 덕분에 저자의 다른 책들이 읽고 싶어졌다는 점이다. 저자의 유머가 나랑 좀 맞잖아.

 

저자의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진게 많다고 한다. 그중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톰크루즈 주연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였다. 처음 그 영화를 보았을때의 신선한 충격. 그외에도 아는 작품들이 다수 있었다. 책 내용이 매우 미래 지향적이고 21세기스럽다.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가 신적으로 잘 드러난 것 같다. 책 평론가처럼 느껴지는 이런 말들 참 우습다. 어떨때는 내가 정신분열증을 일으킬 것만 같은 느낌이였다.

 

오렌지 카운티 메디컬 센터의 심장의학과장은 어바인 대학에서 실습을 나온 의대생들에게 팻을 구경시켜주었다. 오렌지 카운티 메디컬 센터는 의대 부속병원이었기 때문이다. 의대생들은 마흔아홉 알의 순도 높은 강심제를 삼킨 상황에서 심장이 움직이는 소시를 직접 한 번씩 들어보고 싶어했다. <78쪽>

 

이책은 처음부터 친구의 자살소동으로 이어진다. 팻은 이 책의 주인공으로 그조차도 자살시도를 하게 될줄은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는 저자의 말은 심각한 상황에 미묘한 웃음을 주었다. 친구가 자살을 시도하는데 약이 모자랐다고 했던가? 하여튼 팻에게 전화해서 죽게 약 좀 갖다 달라고 했던 것 같다. 친구가 죽고 싶은건지 살고 싶은건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정신적으로 문제는 있어 보였다. 죽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확실히 약을 먹는게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이 책은 묘하게 끌린다. 웃으면 안되는 상황속에서도 미치게 웃음을 유발한다. 다행히도 이책속에서는 중간까지는 신 이야기가 심경을 거슬리지 않을정도였으나 절반의 분량이 넘자마다 신이 급속도로 이 책에 퍼져버렸다.

 

"성실성이라니?" 케빈은 특유의 어조로 말했다.

"자네의 성실성은 팻의 성실성과 똑같아.

애초부터 바닥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은 깎으려야 깎을 게 없어." (301쪽)

더이상 깎을게 없다는 것도 그다지 나빠 보이지 않는다. 지하로 내려갈수도 있으니까.  

 

<폴라북스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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