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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웨인의 1904 경성기담 1
최소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가는 곳 마다 사고를 부르는 파란눈의 양인 웨인 피셔가 나타났다. <백귀야행>을 뛰어 넘는다 하였는데 그 만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뛰어넘는데 다만 권수가 뛰어넘질 못해서 매우 아쉽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은 외국인이 생활이 되어 버렸지만 1990년대에만 해도 외국인 보기가 쉽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얼마나 이상해 보였을까?? 사투리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웨인은 신비한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 동물과 말이 통한다. 시장에 끌려가는 닭의 말도, 나무 위에서 웨인 욕하는 새들의 지저귐까지. 다만 남모르는 짐승이 하는 욕까지 들어야 하다니 웨인도 참 고생이 많다. 첫번째 사건은 <꼬리 잘린 고양이 편>이였다. 웨인이 아이들에게 마술을 보여 줄려는 찰나 고양이가 한 아이를 물어가 버린다. 이 사건으로 웨인이 오해를 받고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옥에서 한 쥐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한이 맺힌 고양이가 아이를 물어 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쥐가 실제 모습과 비슷한 형상이지만 만화이고 말까지 하니까 귀엽게 느껴진다. 실제로는 서로가 두려움에 떨게 되는데 쥐와 정면으로 맞서 본적이 있는지? 너도 떨고 나도 떨고. 등치 큰 사람이지만 동물을 쫓을때 확실하게 아작을 낼 것이 아니라면 벼랑끝으로 몰아서는 안된다는 크나큰 깨달음을 얻었다고나 할까.
하여튼 웨인 못지 않은 스승인 스크랜턴 교수를 옥에서 만나 풀려나게 된다. 웨인이 그렇듯이 얼렁뚱땅 교수님께 자신의 상황을 설명한다. 스크랜턴 교수는 의사로써 큰 의원에서 환자들을 보살피며 애를 쓰고 있다는데 웨인도 의사 지망생이였다고. 웨인은 아이를 납치한 범인을 잡으러 찾아 나서고 범인과 접촉 완료. 아무래도 고양이인 만큼 커다란 생선을 준다고 꼬여내고 엄청난 양의 통조림을 챙겨서 집을 나서는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정감 어리고 재미있고 술술 잘 풀린다. 위태로운 상황과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되고 한이 단단히 맺힌 고양이의 한을 눈 녹듯이 풀어주며 웨인을 주인님이라 부르며 시종을 하나 들이게 된다. 백귀야행에서 오구로가 생각났다. 북이라고 이름을 지어준 고양이와 투닥거리는 웨인의 모습은 참 귀여웠다. 웨인을 생각하는 스크랜턴 교수의 정겨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구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애정이 철철넘쳐 흐르는 스크랜턴 교수의 모습.
조선에 뱀파이어가 있었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이번에도 웨인은 사건속으로 휘말려 든다. 왠지 사건을 부르는 스타일이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 상대방이 원치 않는 방법인지라, 사랑하는 방법도 여러가지 이겠지만, 때론 사랑하는 방식이 독이 될때도 있다. 그것도 매우 심하게. 뒤에 호랑이 신을 모시고 있는 어떤 소녀와 웨인과의 운명적인 만남. 운명이였을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두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참 귀엽다. 둘이 듀엣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