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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갈색머리로 태어나고 어떤 이는 외롭게 태어난다
타오 린 지음, 윤미연 옮김 / 푸른숲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소설과 현실속의 그들의 이야기가 구분 되지 않았다. '어쩌면'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은 둘이여도 여럿이여도 외로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그리워서 사람을 만나지만 이내 혼자 있기를 바라기도 한다. <조개인간의 진심> 편에서 연인이 등장한다. 그 이야기속에서 그녀나 그는 과제로 소설을 쓰는데 그것이 약간 현실과의 혼돈을 일으킨다. 현실속에서도 그들은 소설속에서의 그들과 같아 보이기 때문이였다. 두 사람이 함께 지내면 지낼수록 점점 더 사이는 악화되고 있었다. 가끔 만나면 보고 싶어서 눈이 짓이기다가 둘이 계속해서 함께 지내다 보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남편 발뒷꿈치만 봐도 화가날까. 처음엔 웃었지만 그것이 상상속이 아닌 현실이 된다면 정말 그럴 것 같기도 했다.
"앨리샤는 몽둥이로 껍질을 두들겨 맞은 게처럼 되어야 합니다." 아론이 말했다.(34쪽)
모두가 웃었다. 하지만 '하하'라는 음절을 명확하게 발음하며 억지로 웃으려고 애를 썼다. 그 연체동물이 나이를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35쪽)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이 소설속에 감정이입인지 그들의 실제 감정인지 약간 모호하기 때문이였다.
매일같이 후려치는 인생의 구타에 그냥 두들겨 맞는 게 아니라 마사지를 받는 거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위로하면서 세상을 하직할 수 있다는 것을.(45쪽) 인정사정없이 아픈곳을 쿡쿡 쑤셔되는 것만 같다. 직설적이면서도 어이없게 자꾸만 웃게 만든다. 사람들은 되도록이면 상처를 꺼내보이지 않으려하며 매우 고상해보였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때로는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보기도 한다. 이내 지치기도 해서 미친듯이 들판을 뛰어다니기도 한다.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처럼 말이다. 자신의 욕망을 저급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솔직한게 무슨 잘못이냐며 성질을 내기도 한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동화책처럼 끝난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자신의 밑바닥도 보여줘야 하고 그동안 노력해가면서 최대한으로 멋진 모습이 맥없이 풀어져 버리기도 한다. 이것은 생활이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한다고 해서 마냥 좋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다른 것 같지만 닮아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람 사는게 별 반 다를 것이 없을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다 꺼내 보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김새는 달라도 사람은 많은 점이 닮아있다. 그래서 공감하고 웃으면서 어깨를 토닥이면서 울 수 있는 것 같다.
이책은 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http://cafe.naver.com/readbook.cafe 에서 받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