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이야 탐정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1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의뢰인은 죽었다>에서 처음 히무라 아키라를 만났다. 친언니에게 죽임을 당할뻔 했다는 엽기적인 이야기를 읽으며 아키라의 속사정을 알고 싶어졌다. 그녀의 인생은 트러블 메이커라 불리울 정도로 그쪽으로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다.' 쪽이였다. 이책을 읽고 나서 <나쁜 토끼>도 읽어 보고 싶은데 책이 보이지 않는다.

 

세상에는 자기가 멍청해서 저지른 짓거리의 책임을 아무 의심 없이 통째로 남에게 전가할 수 있는 행복한 인종이 존재한다. (143쪽) 이런 인종이 사람들을 참 힘들게 한다. 자신이 잘못 했으면서도 타인에게 "네 탓이야."라며 전가하며 살 수 있어서 속 편하고 좋겠다. 이런 사람들이 오래산다. 알맞게 잘 짜여진 단편들이다. 히무라 아키라와 고바야시 순타로가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가 나온다. 아키라는 탐정 보조로써도 일하고 청소 전문가이기도 하고 여러 직종에 몸을 담았다 뺐다 하며 온몸으로 태풍을 맞아가며 살아가고 있다. 고바야시는 형사과 경위다. 딸의 세일러 자전거를 무엇때문에 빼앗아서 타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웃길려고. 고바야시의 한마디가 나를 웃게 만들었다. "무리해서 마당 딸린 집을 샀거든요. 그래서 순직하면 절대로 안 될 만큼 빚을 지고 말았답니다." (등장인물 소개 장에서) 경찰이기 때문에 고액의 생명보험금은 절대 들어주지 않으리라. 어쨌든 마지막편에서 두사람은 만난다. 당연히 경찰과 만난다는 것은 친분이 있지 않고서야 대체적으로 좋은 일은 아닐것이다. 친언니에게 죽임을 당할 뻔했던 사건으로 인해서 두 사람은 만나게 된다. 아키라는 죽을뻔했다. 눈속에서 5일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살아나기도 싶지 않을 터이다. 살아난게 더 신기할 정도였다.

 

한편 한편의 단편을 읽다보면 아키라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고바야시 경위는 어리버리한 위장술로 상대방을 방심하게 만든 다음 범인의 허점을 푹 하고 찔러준다. 의미심장한 한마디는 범인의 심장을 오그라붙게 만든다. 저자의 책은 읽고 난 다음엔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한번 읽은 것보다 두번 읽고 싶게 만든다. 사건 사고를 일으키고 후라이팬으로 맞아서 죽임을 당할뻔 하지만 그녀는 불사신처럼 죽지 않고 살아난다. 오지랖 넓은 그녀의 성격덕분에 사고와 말썽이 끊이질 않는다. 어떤 하드보일드 작가는 소설보다 삶이 더 하드보일드 하다는 말에 웃음이 터졌다. 저자의 유머는 이야기속에 잘 어울러져서 웃음을 던진다. 일상에서 "안녕" 하며 스쳐지나갈 것만 같은 주인공들의 등장이 친숙하기도 하다. 크던 작던 사람이 다른이에게 '악의'라는 감정을 품는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달았다. <당나귀 구덩이>라는 단편속에서는 생각하면 할수록 상대방의 진한 악의가 느껴졌다. 아키라가 잠시 일하게 된 곳이였는데 이 회사는 유료로 전화 상담을 하는 곳이다. 상대방의 그 어떤 이야기라도 다 들어준다. 그냥 들어주기만 하는 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돌부처처럼 말이다. 악랄하고 무섭게 느껴졌던 한마디 "없애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곳을 소개시켜줘라." 그럼 자동적으로 해결된다는. 어떤 것보다 그 사람의 진의가 무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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