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침묵 입문 - 말 많은 세상에서 말하지 않는 즐거움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예를 들어, 무언가에 대해 '싫다'고 느끼며 분노하면, 감정은 그 순간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런 부정의 감정은 씨앗이 되어 마음 깊은 곳에 묻혀 있다가 언젠가는 반드시 싹을 틔운다. (25쪽) 나쁜 감정이 내 마음속에서 씨앗이 되어 언젠가 크게 자랄지도 모른다는 생각하니 무섭다. 이런 생각이 모여서 마음을 못되게 하나 보다. 못된 마음은 나를 못나게 한다. 내 그릇이 그것밖에 안되나 싶어서 부끄러워진다. 살아오면서 쓸데없는 말을 많이도 했다. 이 책에서 말하듯이 그럴 수 있다면 "내가 이러고 있겠어."라며 시비걸고 싶기도 하다. 이런 마음을 버리지 못해서 내가 이러고 있다.
사과하고 싶다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미안합니다'를 연발하면, 그것은 '사과'가 아니라 '가해'이다. (60쪽) 어쩌면 사과는 상대방을 위해서 보다도 내 마음의 짐을 빨리 덜어내고 싶어서 인지도 모른다. 빨리 사과해 버리고 마음 편해져 버리자 식인지도. 너무 미안해 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더 민망할 정도다. 나도 종종 귀찮아서 그러는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나를 쓸데없는 사람으로도 만든다. 어쩌란 말이냐고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던데.
힘든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상사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을 때도 있고, 반론을 펼쳐봤자 상대가 받아들일 것 같지 않은 상황도 있다. (32쪽) 이럴 때일수록 상대의 말을 "그런가요?" 하면서 흘려듣고 조용히 침묵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33쪽) 대단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열내고 화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온몸이 부르르 떨린다. 그후로 몸의 상태는 땅속으로 꺼져버릴 것만 같다. 심할때는 뱃속이 꼬인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 상황에 부딪치면 평상심을 유지하는게 어렵다. 그 사람의 말같지도 않은 말에 내가 열받고 몸까지 아파야 하는 거지. 세상을 살아가면서 평상심을 유지하는게 쉽진 않겠지만 쓸데없는 말들은 무시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내 안에는 사오정이 살고 있으니까 문제 없다. 어쩌면 내가 열받아서 배 아파할것을 생각하며 고소해하며 상대방이 화를 내는지도 모르니, 그가 혼자 좋아할것을 생각하면 나는 완전 태연해져야 한다. 화내면 지는거야. 그런 생각까지 하는게 더 한심할지도 모른다. 그냥 편하게 생각하자. 그리고 내 맘 편한대로 생각하는 거야.
매사에 불평을 하는 사람을 싫어 하면서도 나도 불평 불만이 많다. 들어주는 사람도 얼마나 시끄러울까. 다른이의 불평은 "저 사람 왜저래?" 하면서 내 자신은 정작 못알아 보았다. 남의 흠은 커 보여도 내 흠은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같다. 사람이 이래서야 원. 내가 그동안 해온 말들을 생각해 보니 주변 사람들이 꽤나 힘들었겠다. 잠시 민망해진다. 하지만 이 책에서처럼 모든 것을 갖춘 사람도 많지 않다. 이것도 부정적인 생각의 한부분일지도. 쓸데없는데서 위안을 얻는다. 나를 완전히 바꾸기에는 어렵겠지만 한박자씩만 쉬어가도 좋을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씁쓸한 웃음을 짓고 있다. 그동안 내가 쏟아냈던 말들이 단숨에 쓰레기가 되어버렸으니. 분명히 재미있게 웃어준 사람도 있고 내곁을 묵묵히 지켜주고 있는 친구들이 있으니 그대로 살까보다. 하여튼 말수는 줄여야한다.
이책은 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http://cafe.naver.com/readbook.cafe 에서 받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