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로 수프만 생각했다
요시다 아쓰히로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일상의 잔잔한 이야기인데 그 잔잔함이 묘하게 끌린다. 영화관이 가깝고 창문으로 보이는 교회가 마음에 들어 오리이군은 이사를 온다. 교회를 믿는 것도 아닌데 창문으로 보인 풍경이 마음에 들었나 보다. 때로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좋아질때가 있다. 이곳에 이사온 오리이군은 본 영화를 또 본다. 영화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영화속에는 그녀가 있다. 조연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정도로 그녀는 영화속에서 잠깐씩 스친다. 오리이군은 그녀를 보기 위해서 옛날 영화를 찾아 헤맨다. 지금 보는 영화도 벌써 26번째였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여배우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한다.

 

이 마을에는 트르와라는 샌드위치 가게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그 가게 종이봉투를 들고 다닐정도로 맛이 좋은 곳이다. 오리이군도 트르와의 샌드위치 맛에 반해버렸다. 영화와 샌드위치에 빠졌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드는 주인 안도씨를 알게 된다. 상영하는 영화관도 많지 않지만 좌석도 몇 자리 있지 않다. 그러다 우연히 초로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향긋한 수프와 함께 두 사람만이 영화를 보고 있었다. 오리이 군은 그후로도 그녀가 나오는 영화를 찾아 다니는데 그 곳에서 또 그녀를 만나게 된다. 왠지 그녀는 오리이 군이 찾아 헤매던 영화속 그녀와 닮아 있었다. 혹시나 하면서 말을 걸어보고도 싶어서 영화가 끝나고 난 후 그녀의 뒤를 밟는다. 하지만 그녀를 놓치고 말았다고 생각한 순간 그녀가 오리이 군 눈앞에 있었다.

 

샌드위치 가게 주인 아저씨는 매일 가게에 오는 오리이군에게 입사제의를 한다. 다만 주인 아저씨의 무뚝뚝함이 잘못 전해져서 오리이군은 무슨뜻인지 알아채지 못한다. 다행히도 주인 아저씨의 초등학생 아들 덕분에 그 뜻을 알게 된다. 초등학생 아들이 핸드폰을 사달라고 졸랐다. 아저씨는 사주지 않으려 했지만, 말로 하지 못하는 사실을 전달할 수 있다는 그 말에 핸드폰을 사주게 된다. 지금이야 흔한게 핸드폰이지만 1950년대에는 흔한 물건이 아니였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도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문자를 보내며 나야 라던가 누구라고 적어서 보내곤 했었다. 그런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과거에는 없었지만 현재에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정말 당연한걸까.

 

오리이군은 트르와의 샌드위치 가게에 취직을 하고는 샌드위치와 어울리는 맛있는 수프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다. 맛있는 샌드위치라도 사람의 입맛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 수프안에는 그냥 수프 재료만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닌듯 하다. 이름 없는 수프 만드는 방법에 첫번째로 적혀 있는 것은 기대를 하지 말 것.(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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