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앞으로 책장을 넘길지도 모르겠다. 첫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이 책은 급속도로 진도가 나간다. 그리고 범인의 자백의 글에서 "뭐지?" 라는 짧은 의문과 함께 앞장으로 넘어간다. 왜냐하면 이 글은 약간 복잡미묘하다. 첫장의 '결코 잊을 수 없다'로 시작할때의 화자는 시게키의 사촌이였다. 즉 하마구치였다. 로트레크 저택 2층 평면도에서 하마구치와 시게키는 두 사람 이름이다. 나처럼 눈치가 느린사람 아니고서는 다들 눈치를 채셨을 것이다. 그방에 두사람이 묵었다는 것을 말이다. 근데 나는 일본의 이름과 성으로 하마구치 시게키가 한사람 이름인 줄 알았다. 그래서 앞장을 빼고서는 시게키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아마도 하마구치랑 구도, 시게키 세사람이 로트레크 저택에 함께 온 줄 모른 사람도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저자가 이부분을 묘하게 독자로 하여금 혼돈하게끔 장치를 한듯하다. 이 이야기는 시게키의 입장으로 이어지고 있어서인지, 이 저택에 머무는 세 여인이 시게키에게 시집을 못가서 안달난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 시게키는 어린시절 사고로 스물여덟살이지만 몸은 8살 그대로이다. 이 일은 사촌인 하마구치의 장난으로 불행히 그렇게 되어버렸다. 앞장에서 시게키가 화백으로 아무리 잘나간다고 해도 그런 장애를 갖고 있는데 지참금까지 챙겨가며 자신의 딸들을 주려고 하는 이유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불행히도 서로의 입장차이라고나 할까. 범인이 범행을 저지른 이유, 그리고 어쩌면 말도 안될지도 모르는 이유로 세 여인은 살해당했다. 이 책의 앞부분의 매우 수다스러운 대화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아마도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저자의 수작이지 않았을까 싶다. 처음부터 사건과 연관없어 보이고 허황된 이야기들이 짜증스러움을 일으켰다. 그렇지만 페이지당 글자수도 별로 없었고 초반에 읽어나가기가 싶진 않았지만 살해사건이 일어난 순간 책의 진도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무엇때문에 세여인이 죽어야 했는지 그녀들을 죽인 범인보다 그 이유가 더 궁금해졌다. 아마도 범인을 알아야 그 이유도 알아낼 수 있었겠지만. 다른것은 몰라도 좋으니 상대방의 진심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만 구별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상대방이 내 진심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아무리 솔직해져도 소용없다. 참 답답할 일이다. 속을 뒤집어서 보여줄 수도 없으니 말이다.  

 

교보에서 북씨앗으로 받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