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브러시, 오래된 사진
와루 글 그림 / 걸리버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캐릭터가 귀엽다. 나도 얼핏 느낌만 보았을때는 소녀인 줄 알았다. 하지만 글을 읽다보면 치마를 입지 않고 반바지를 귀엽게 걸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다만 머리만 길뿐, 소년이였다. 퍼니퍼니 학원 앨리스에서 반장이 남자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문득. 아무리 캐릭터라도 무지 귀엽게 그린거 아닌가. 무지 귀여워서 꼭 깨물어 주고 싶은 기분이였다. 오래된 사진이라는 제목과 매우 적합하게 창고에서 먼지를 털어냈을 것 같은 표지다. 얼떨결에 축구부에 엮인 사연을 읽고서는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천진난만한 느낌이였다. 최종병기 활에서 압록강 건너기 전 통역 아저씨 하는 말이 떠올랐다. "이제 이강을 건너면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다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돌아가라고" 하지만 통역사는 요래 말했다. "돌아가란다고 돌아가면 안되는거 알죠 잉" 이라고.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는 아니였지만.

이책은 그냥 재미만 있고 귀엽기만 한 것은 아니였다. 어린시절의 잔잔한 추억을 되살려 준다. 학창시절에 했던 나의 귀여운 장난들이 떠올랐다. 아마도 나만 귀엽다고 생각한 모양이였겠지만 말이다. 그때는 뱀이랑 비슷한 촉감과 모습을 가진것이 문구점에 많았다. 최대한 뱀이랑 비슷한 것을 사서(그런건 왜 사냐라고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래 맞아. 친구꺼 빌리고 맛난거 사먹을껄 하는 후회는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만큼 내게 재미를 주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친구들을 골려준다음에 그 다음은 일반인을 상대로 놀려주었다. 그러다가 어떤 아줌마한테 무지하게 혼났다. 진짜뱀도 아닌데, 그리고 어디 뱃속에 애가 있을 나이도 아니고(똥배면서) 애 떨어질뻔 했다면서 버럭 화를 냈다. 그런걸가지고 하면서 나는 무지 짜증이 났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여전히 짜증난다. 여전히 철이 덜 들었나.

가끔은 눈물이 날만큼의 감동이 있었다. 가슴이 찡해서 마음속에 담아두고 싶은 그런말. 꿈은 꿈이라지. 썩소를 지으며 정말 꿈은 꿈이라고 한다. 꿈은 꿈으로만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막연하게 쳐다만 본다고 나약하다고 한다. 꿈을 쫓아 달리면 그 꿈을 가질 수 있다고 막연하게 희망적으로 말하는 것이 난 더 미덥다. 미미인형 다리 한짝을 준 소꿉친구가 재미있었지만,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메뚜기를 구워줬다. 뭐 막상막하 인걸까.

"사람들이랑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많이 만나야지"
어릴 적 들었던 그 말이
너무 쉬워서 마치 정답이 아닌 것만 같았습니다.
더 어려운 방법을 찾다가..
좋은 인연이 될 수 있었던 사람들을
점점 잃어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84-85쪽)

요즘은 카툰이 많다. 다양한 소재에 엽기적이고 재미있는 것부터 감동이 찐한것까지. 심각한것이 싫어졌다. 그냥 재미있었으면 했다. 이 책은 즐겁고 때론 추억의 그 시절을 생각나게 했고 그것뿐만 아니라 심각하다. 삶에 대한 고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 그것이 좋다. 

 

이책은 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http://cafe.naver.com/readbook.cafe 에서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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