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하이웨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1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표지가 귀엽다. 펭귄이라 하얀배와 검은 가죽이 인상적인 느낌이다. 특히 뒤뚱뒤뚱 걸어다닐때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귀여움을 과시한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초등학교 4학년 아오야마는 꽤나 재미있는 녀석이다. 아는 것도 많지만 아직은 어리고 유방을 좋아한다. 이 녀석은 웬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는다. 모든것을 왜 그런걸까? 하며 차분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워낙 그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베어있기 때문에 스즈키 집단이 자신을 괴롭혀도 그다지 반응하지 않는 다랄까. 그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에도 짜증스러울때가 많았는데 이 녀석을 보니 반성해야 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자신의 원활한 뇌 활동을 위해서 단것을 많이 먹어 치과를 다닌다고 한다. 낮에는 연구하느라 바쁘고 저녁에는 졸리기 때문에 이를 닦지 못한다나. 야오야마는 짱구 뺨치는 녀석이다. 거기에 치과 누나를 매우 좋아한다. 야오야마가 치과에 가는 이유중에 누나를 보러가는 이유가 반이상이라고 확신한다. 메모광인 아오야마는 지금도 훌륭하지만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나날이 훌륭해질꺼란다. 맹랑하고 귀여운 녀석이다. 단짝친구는 우치다인데 여러가지 탐사를 함께 떠난다. 특히 '바다' 와 '지구의 끝' 대해서 맹렬히 조사중에 있다. 야오야마는 누나가 코카콜라 캔으로 만들어낸 '펭귄'과 '누나'에 대해서 연구중이다. 코카콜라 캔이 펭귄이 대다니 매우 놀라웠다. 어린시절에 나는 무엇을 상상하고 놀았을까. 그 당시에 일기장을 보면 내가 봐도 재미있고 귀여운 모습에 자못 놀라곤 한다. 나도 이럴때가 있었구나. 다만 일기장을 오래 쓰지 못한 편이라서 거의 10년 가량의 일기가 한권의 일기장이 다고 그것도 빈공간이 반절이상이라 별 다른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일기를 선생님께 검사를 맡아야 했다. 모든 아이들이 그랬다. 우리의 일기를 무엇때문에 선생님이 확인하고 거기에 싸인까지 해주어야 하는지 철없던 시절이라서 아무것도 몰랐다. 철없고 몰랐던 시절이였지만 한가지 분명한것은 나의 속마음까지 드러내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누군가에 의해 읽혀지는 것이 나름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정말 아오야마는 나날이 훌륭해지고 멋진 어른이 될 것 같았다. 배고픔이란 것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하루 졸딱 굶기도 하는 녀석이다. 돌도 씹어 먹을 나이라고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그 시절의 나는 새벽에 일어나서 밥을 한그릇 뚝딱 하곤 했었는데 말이다.

순수한 아이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세상이 놀라웠다. 나도 어딘가에 지구와 똑같이 생긴 별이 있을꺼라 생각한다. 거기에 나같이 생긴 녀석도 살고, 뭐 알아서 살겠지만, 구지 보고 싶진 않겠지만, 언제 지구가 위험해질지 모르니 얼른 옮겨 타야 할텐데 하는 우스운 걱정도 해본다. 누나는 '펭귄'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만들어 낸다. 이쯤되면 누나의 정체가 의심될터이다. 아이는 어리다고만 생각하지만 마냥 어리지도 않다. 스펀지처럼 많은 것을 흡수하고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안다. 정작 바보는 어른이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것도 어른이다. 모든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굴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조차 알지 못하는 바보. 아이들이 바라본 어른들은 가식투성이 일 것 같다. 싫어도 좋다고 해야 하고 좋아해도 솔직히 마음도 털어 놓지 못하는 겁쟁이. 그렇지만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수 없는 경우가 많다.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청명한 가늘 날씨 기분이다. 

 

교보 북씨앗으로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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