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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싸리 정사 ㅣ 화장 시리즈 2
렌조 미키히코 지음, 정미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책표지에 일본 미스터리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꽃! 나도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꽃과 이야기의 연관성이 잘 이어지지 않았다. 첫번째 이야기 <붉은 꽃 글자>부터 정말 심상치 않았다. 사정으로 인해 오빠와 여동생은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오빠는 대학교를 다니다가 그토록 찾아헤매던 여동생을 찾게 된다. 여동생은 기생이 되었다. 오빠는 여동생을 더는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며 함께 살자고 하는데...... 정말이지 난 이 오빠란 사람이 진정으로 여동생을 생각하는 줄 알았다. 그동안 모든것이 다 가증 내지 악의를 숨기고 있었던 것인지, 정말 공포스러웠다. 귀신이나 괴물은 무섭지 않다. 사람의 이런 악랄하고 악의적인 면이 얼마나 섬짓한가? 그것도 정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그런것에 집착해서 말이다. 이런 스타일이 일본스럽다면 정말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과 같은 두번째 이야기는 <저녁싸리 정사>이다. 여기서 아름답다면 아름답고 우아하다면 우아할 수도 있는 싸리꽃이 등장한다. 일본의 시대나 정서를 잘 알지 못해서 그런지 이야기가 이해가 싶지 않았다. 집안에 들어온 서생과 유부녀인 우유는 사랑하게 된다. 남편은 고위급 간부인데 밖에 첩을 두고 있고 아내는 본둥만둥한다. 이 이야기는 늦은 밤 길을 헤매던 아이의 눈에 의해 목격된다. 두사람이 어딘가를 가는것처럼 보였지 죽으러 가는 줄은 마을에 돌아간 연유에나 알게되었다. 아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이것이 어린 마음에 목에 가시가 걸린것처럼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름 사악한 반전이 있다. 미스테리라고 말하기보다는 공포물이 더 어울릴듯 하다. 인간의 저 밑바닥에 숨겨진(갈때까지 다 갔어) 제발 꺼내지 않았으면 하는 사악함이 깃들여 있다. 사람은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기에, 생각하기 나름으로는 다른이의 존재의 의미를 없애 줄 수도 있다 뭐 이런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수단을 위해서 부인조차 거침없이 이용한다. 소문의 포장이 너무나 그럴싸해서 꽃처럼 아름다운 두 남녀의 사랑이라고 말할수도 있으나 그 내면은 알면 다친다다.
세번째도 비슷한 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양지바른과 사건부 이야기>가 그나마 무난한 수준이였다. 뭐 앞의 이야기 정도 가지고 요즘엔 피튀기는 혈전이 얼마나 많은지. 혈전은 뭔가 결투나 결의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 이야기속의 사람은 요물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요런 사악함은 왠지 싫어진다.
교보 북씨앗으로 받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