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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크 사냥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게이코는 총을 장전하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악기가 들어 있을 것만 같은 케이스에는 총이 들어 있었다. 오늘은 그녀의 남자친구였던 그 자식의 결혼식이다. 게이코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런놈때문에 지금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정말이지 총알이 아까운 일이였다. 게이코가 돈이 많아서 잠깐 이용하고 버렸다. 그리고 집안이 좋은 여자와 결혼하려고 한다. 그런 인간과 결혼까지 가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인가? 게이코는 죽을 생각까지 했다. 다행히도 아무일도 없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차라리 죽이려 하지 말고 결혼식장을 확 엎어 버리지. 이런 것도 별로인가. 사람이 마음의 화을 풀지 못하면 병 걸린다. 적당한 선에서 적당히 풀어내는 것도 좋은 일인듯.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건속으로 들어간다. 피셔맨스 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리구치, 함께 일하는 젊은 슈지, 그리고 게이코의 전남친 여동생 노리코가 있다. 이 네사람은 겪지 않아도 좋을 일을 함께 하게 된다.
오리구치는 자신의 부인과 딸을 죽인 범인의 재판을 보러 가는 길이였다. 맨몸으로 가면 좋으련만, 게이코의 총을 빼앗아서 가고 있었다. 슈지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오리구치의 가족을 죽인 2인조 범인은 어렸다. 그리고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었다면 오리구치씨도 용서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사람의 진심만큼 알기 어려운 것도 없을 것이다. 입밖으로 말을 꺼내 봤자 그건 개짖는 소리와 같을때도 많으니까. 속마음을 감추고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연기자 뺨치게 연기를 하는 사람도 많다. 오리구치가 하려는 일이 정당한 일인가? 정당성 그런 것을 따지기 전에 그 사람들이 정말 뉘우쳤다고 용서할 수 있을까? 그런 건 부처님이나 알라신 혹은 하느님만이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범인들이 정말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나 있을까? 오리구치가 게이코에게 한짓은 잘못이였지만 그들에게 하려고 하는 짓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사정을 알고 있던 슈지는 노리코와 함께 오리구치의 뒤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두 사람이 그리도 허망하게 죽임을 당하지 않았다면 오리구치씨같이 좋은 사람이 이런 일은 생각지도 않고 살아갔을 것이다. 사람의 악한 마음이 사람을 병들게 만든다. 결말은 서글프기도 하고, 껄끄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깔끔한 결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슬프게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도 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라는 말이 생각났지만, 그럴 수 있다면 우리는 번뇌와 고통속에서 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나? 죄는 밉지 않을지라도 그 죄를 지은 인간을 어찌 미워하지 않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