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얼굴도 몸도 누렇게 떴다

누런개 ㅣ 매그레 시리즈 5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책 제목이 왜 '누런 개'일까 잠깐 생각해 보면서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첫장부터 의문의 지저분하고 누우런 개가 나온다. 사건의 발생은 시가에 불을 붙이려던 모스타구엔이라는 사람이 복부에 총을 맞고 쓰러진다. 적잖이 양심적인 범죄자라는 생각과 고전이라서 사람이 다치기만 하고 죽지 않는 건가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쳤다. 내심 모스타구엔이 복부를 맞아서 죽지 않을까 기대도 했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사건이 일어났으니 매그레 반장님이랑 젊은 형사 르누아가 출두한다. 매그레 반장은 통통한 얼굴에 짜리몽땅한 체격을 가지고 있어 보였다. 매그레는 레미랄 호텔에 묵게 되었는데 거기서 초초불안해 보이는 엠마라는 웨이스트리스와 시선이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닥터라는 미친 미슈와 모스타구엔과 주로 노는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그때 모스타구엔이 총에 맞았을 밤 11시라는 시간은 이 마을에 괜찮은 사람들은 모두 잠들어 있을 시간이였다. 누런개가 나타나는 곳에 사건이 발생하는 것같은 분위기를 던져준다. 매그레 반장은 일어나는 사건들을 주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시장은 반장을 쫓아와서 난리를 쳤다. 사람들이 불안해 떨고 있다며 반장은 뭐하는 거냐고?

그리고 이 마을을 서성이는 부랑자. 사람들은 모두 그 부랑자에 시선이 쏠려 있었다. 독약으로 한명이 죽고 사상자가 나타나고 정신없었다. 오랜만에 읽는 풍경이였지만 익숙한 환경이였다. 영화나 책에서 종종 이런 풍경이 펼쳐지니까. 왠지 부랑자 보다 더 무서운 내 손바닥보다 큰 들쥐가 돌아다닐것 같은 분위기였다. 짧게 끊어지는 문장과 주변 상황을 설명하는 글을 통해서 사건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묘하게 책을 놓게 만들진 않았다. 사건이 터지고 있지만 약간은 지루한 것도 같지만 전혀 그런것만도 아니고. 범인에 대한 증거를 조금도 쥐어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야기의 중반정도가 지나가고 나니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차피 매그레 반장 입으로 사건의 전모를 들어야 했지만 말이다. 더 날 정신없게 했던 것은 사건현장에 신문기자들이 죽치게 놔두는 것이 매우 피곤하게 느껴졌다.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고 전화를 해서 기사를 이렇게 쓰라는 둥 저렇게 쓰라는 둥 말이다. 시체에 구더기가 심하게 끓듯이, 정신없이 소음이 끊이질 않았다. 매그레 반장은 그런것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런 소소한것에 정신이 팔린 다면 사건은 누가 해결하겠는가?

추리는 하지 말라는 매그레 반장 말대로 있는 사실만 가지고 추격한다. 매그레 반장의 의외의 거침없는 성격과 다른이를 배려해주는 마음, 추리력도 마음에 든다.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서 다른 죄를 저지른 다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는 것을 이 책의 범인이 말해 주고 있다. 자신의 목숨이 그리도 끔찍하면서 왜 남의 목숨은 파리 목숨보다 못하게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네. 

교보 북씨앗으로 받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