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예보
차인표 지음 / 해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웃다가 울다가 세상이 돈다. 지구가 도니까 인간도 같이 돌지 않으면 미치는 수밖에 없겠다 싶다. 주인공이 7명이였는데 치열한 경쟁으로 3명만이 살아남았다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첫 시작은 이름부터가 고단한 나고단씨 그의 절절한 사연을 들어 본다. 어린 시절부터 키가 작아서 앞줄에만 앉았다. 그것보다 더 억울했던 것은 민주화 바람이 초등학교까지 불어 닥쳐서 짝궁도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선택해서 앉는다고 한다. 저자의 글솜씨 덕분에 웃음이 났지만, 차마 웃기엔 그 어린 소년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선택되지 못한 나고단씨, 그의 인생은 그 시절부터 어긋나 있었는지도, 세 사람의 이야기가 차례 차례 소개 되어 진다. 글로써 힘든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 괜찮아 세상은 웬만하면 아름다운데 그것을 못 보는 것은 인간이 무지렁이 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못 보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미쳐가고 있다.

불안하니까 인간이다. 생각하니까 고로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고단씨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가 남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도 강물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죽을 생각을 하셨을까? 우리는 죽지 못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업이라고 본다고 한다는데. 그 업을 털지 못하면 다음해에는 더 지독하게 이승에서 굴러야 할지도 모른다. 행복해지려고 이세상에 나왔는데 세상은 거저 행복을 주지 않는다. 조직계에 몸 담고 있던 박대수씨와 김부장씨의 이야기에 한참을 웃었다.
김부장의 본명은 김후덕이라고 한다. 저자의 유머가 톡톡 튀어서 큰 웃음을 주었다. 세 사람이 얽키고 설킨 인연의 시작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끝이 좋아서 다행이였다. 디제이 데블이 말하듯이 넘 기대하지 말라고,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건강에 위태로운지 말이다. 기대하지 않으면 그만큼 실망이 크지 않으니까. 저자는 팍팍하고 질퍽한 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신파극으로만 풀어내지 않고 있었다. 아마도 그랬다면 너무 울쩍하고 슬펐을 것이다.

근데 궁금한 것은 나고단씨 왜 자살할때 옷을 다 벗어요. 그냥 옷 입은 체로 강물에 뛰어들었으면 진즉에 죽었을텐데. 어르신들이 매번 치는 대사, 내가 빨리 죽어야 하는데 라는 말은 거짓말이다. 살아서, 살면은 언젠가는 좋은날이 있을 꺼라는 말, 그리고 다 괜찮아질꺼라는 말, 그런 멘트용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믿으면 안될까? 어르신들이 지금까지 세상 사시면서 하신 말씀이시니까 말이다. 구구절절 힘든 시절을 살아내신 분들이 하신 말씀이시니까 말이다.  '오늘 예보 넌 감동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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