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겨져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도영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아쉬움을 느꼈다. 여러 단편이 담겨 있는데 마지막 이야기(오직 한사람만)는 여운이 남아서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다. 역자 후기처럼 미미여사의 또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었고 거기에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좋았다. 이번 단편은 미스테리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라고 복선을 깔아놓고 시작하는 셈이다. 옛 어르신들 말씀에 사람이 나쁜 마음을 갖고 있으면 은연중에 그것이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되도록이면 나쁜 마음 먹지 말고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씀. 본의 아니게 타인에 의해 받은 상처로 인해서 좋은 마음만 먹고 살아가기 쉽지 않은게 세상살이이기에 때로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만큼 원망하기도 한다. 마음속에선 몇번이고 죽이기도 한다. 다행히도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할 만한 일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첫번째 단편은 이런 마음이 부딪쳐서 생기는 일로 <홀로 남겨져>로 시작한다.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일이(보통 좋은일 보다는 나쁜일) 갑작스럽게 생각 날때가 있다. 아마도 그 증오의 에너지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이 다른 증오의 불씨를 만나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모른다. 이 이야기속에서는 확실하게 일이 벌어진다. 처음에는 헛것을 본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사람이 죽어갈때는 추리소설로 빠지나 보다 싶었는데 미스테리한 미궁속으로 빠져든다. 정말 이런일이 생긴다면 악한 마음은 되도록이면 버려야 겠다. 요렇게 무서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우리의 마음 저면에는 깨우고 싶지 않은 이런 감정들이 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보통의 사람은 그것을 건드리지 않고 평범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건지도 모른다. 누구나 마음속에 시한폭탄 하나쯤은 장착하고 있다. 여름에 상대방의 발화장치에 불 붙이지 말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꼭 필요하다. 섬뜩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로 한여름의 무더위를 날려줄 만한 <구원의 저수지>와 마음이 훈훈해지는 <내가 죽은 후에>가 이어진다. <그곳에 있던 남자>는 조금 아리송송했다. 두 여자가 놀란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파킨슨병때문에 헛것을 보고 자살했다던 그 중년남자도 좀 이상했다. 의사의 묘한 말이 무언가가 더 있음을 짐작케 했다.

<속삭이다>에서는 마음속의 음흉한 속삭임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강렬한 유혹의 속삭임 그것에 넘어가면 안된다. 사람의 마음이 약해지면 '찰나'에 변신해 버린다. 사람 마음이 손바닥 뒤집 듯이 쉬운 것도 문제이다. <언제나 둘이서>는 빙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 <오직 한 사람만이>는  꿈결같은 느낌이였다. "그 녀석 말로는, 죽음의 문턱에 선 인간은 모두 자신의 육체는 물론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진대." (315쪽)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하지만 운명을 빗겨갈수도 있지 않을까? 그게 안되는 것이였다면 그 당시에 무슨 사단이 나지 않았을까? 시공간의 균형이 깨졌다는 이야기가 주는 인상이 모처럼 감미롭게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