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내보의 표지가 재미있었다. 의례 사내보가 그럿듯이 사내보의 형식을 갖춘 차례의 글을 시작으로 연재글이 시작된다. 여러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 이 이야기는 끊어질 듯 하면서도 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어찌하였든 익명의 작가는 자신이 겪은 일을 직접 연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러 단편을 읽으면서 익명의 작가가 누군가를 짐작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하여튼 나는 짐작하지 못했지만, 여러 단편 속에서 그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회사의 사내보를 담당하게 된 와카타케 나나미군은 연재작으로 소설 비스무리한 것이였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인해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선배가 다리를 놓아준 사람은 익명으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부탁과 함께 미스터리풍의 글을 연재하기 시작한다. 사다나 건설 컨설턴트 사내보의 이름은 <르네상스>이다. 창간호 1990. 4월호 부터 시작하여 익명 작가의 연작 단편소설 '벚꽃이 싫어'부터 연재가 시작된다. 르네상스 하니까 만화가 떠오른다. 

일상 시리즈의 여왕인 와카타케 나나미가 책속에서 와카타케 나나미군으로 변신.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으로 저자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저자의 유머는 나와 잘 맞는다. 덤불을 쑤셔서 뱀이 나오게 했다는 것을 깨닫고(97쪽)등 요소 요소에 재미를 더하는 유머가 숨겨져 있다. 5월의 '귀신'편은 참 씁쓸했다. 그 여자가 말하는 사건의 전말과 익명의 작가가 말하는 사건의 전말이 달랐다. 작가가 말한대로라면 무서운 일이였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여러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은 참 매혹적이다. 그것이 가설이 아닌 진실일 경우에는 정말 씁쓸해지지만 말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혹은 의문에 휩싸인 느낌이 드는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어떤 단편은 일본인 저자라서 약간 이질감이 드는 내용도 있었지만 읽다 보니 괜찮았다. 건포마찰을 날마다 한다든지, 일기를 빼먹지 않고 쓴다든지, 내 목표는 늘 너무 높아서 탈이다. (239쪽) 이런 유머가 날 웃게 만든다.

이 책은 마지막 장을 덮게 되는 순간 다시 한번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이 사설보의 후기가 뒷장에 담겨져 있는데 이 단편들과 연관되어 지는 사건의 전모가 씌여있기 때문이다. '오 그런거군' 하고서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단편인 '봄의 제비점'은 독자에게 의문을 던져준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의문이라서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녀와 결혼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 내용을 읽어보니 형재애가 돈독했다. 저자의 말대로 특유의 유머를 살려서 쓴 책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저자의 매력을 빼버리면 아마 밋밋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