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가 익숙한 느낌도 있었지만 좀 처지는 듯한 느낌도 든다. <그리스 신화와 고대문학에서 현대의 다양성과 인도주의적 이상>까지 이 책에서는 유럽문학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는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전체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인간이나 신이나 탐욕의 끝은 없는 것 같다. '신들은 다르다고? 신들이 대변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봤을때는 힘 있다고 더하는 것 같다. 이 모든 흐름을 간략하면서도 질서정연하게 읽어 내고 있는 저자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 이 책을 통해서 그리스 신화와 유럽 문학을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책은 이야기를 너무 짚어주어 책을 질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 책은 그러지 않아서 좋았다. 시대와 발맞춘 유럽의 문학작품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작품을 통해서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까지 읽어 낼 수 있으려면 상당한 책읽기에 내공을 더해야겠지만 말이다. 저자가 언급했듯이 <책 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판도라의 상자 안에 숨어 있는 마지막 희망의 빛을 붙들고 계속 바위를 들어 올려야 하는 시시포스의 모습, 그것은 인생의 부조리함이 아니라 인간의 끝없는 욕망추구에 대한 긍정과 성실과 용기 같은 것이리라. (47쪽) 그리스 신화의 재미에 점점 빠져든다. 이야기가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화들도 많지만, 인간 세상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어서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게르만 신화와 중세 문학편에서는 <니벨룽겐의 노래>를 이야기한다. 서양의 중세문학에는 궁정과 기사를 빼놓을 수 없고 기사들의 싸움을 놓칠 수 없다. 유럽 문학의 시작을 위해서 이 책을 읽어 보는게 도움이 될 듯하다. 실제로 읽어 보면 이처럼 간단하지도 않고 진도도 생각보다 빨리 나가지도 않기 때문이다. 내용을 대략 알고 시작하면 재미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나 전혀 그러지 않을 것이다. 매우 매력적인 책이기 때문이다. 문학 작품의 성격에 따라 시대의 상황에 따라서 유럽의 여러 문학 작품을 살펴 보았다. 어쩌면 이 책은 매우 지루한 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책은 땅굴도 파게 만드니까.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읽는 내내 지겹지도 않았고 재미있었다. 문학작품을 따로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작품들도 읽었고, 유명하지만 잘 몰랐던 문학작품에 대해서도 읽었다. 문명의 최첨단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신화는 믿을 수 없지만 상상 가능한 이야기들이고, 믿고 싶지 않지만 여전히 나타나고 있는 인간 욕망의 표출이다. (14쪽) 유럽문학에서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의 근본은 인간의 내면을 반영하고 있다. 무의식 밑바탕에 깔려 있는 우리의 본성이 밖으로 나오지 않게 강압적으로 누르는 것보다는 그것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