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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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인의 모시치란 혼조 일대를 담당하고 있는 고참 오캇피키(하급 관리 밑에서 범인의 수색·체포를 맡았던 사람)다. 혼조에는 불가사의한 7가지의 전설이 있다. 그 일곱가지 이야기가 등장한다. 어쩌면 모든 신비한 이야기의 발단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 속에 남모른 이야기를 베일로 가리려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진실을 파헤치다 보면 큰 코 다칠지도 모른다. 때론 진실의 칼날이 더 아플때가 많으니까. 전설의 고향처럼 교훈을 주거나 훈훈하거나 권선징악적인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다.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 세상 얼마나 좋은 세상인지. “오소노 씨가 말하는, 결국 나리가 말씀하셨던 ‘적선하는’ 것과 ‘돕는’ 것의 차이를 저 같은 사람은 압니다. 그런 기분을 느껴 본적이 있으니까요. (41쪽)

나눔이라는 것은 동정이나 적선이 아닌 ‘함께 할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이 세상에 쉬운일 이란 없다. 에코인 모시치에서 에코인 때문에 웃고 어색해했다. 있는 듯 없는 듯 보이지만, 그 뒤에는 늘 에코인 모시치가 있었다. 일본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다양한 전설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추리소설을 읽을 때면 이상한 괴담이 많이 떠돌고 있음을 느낀다. ‘학교괴담’보다 더 잘나가는 ‘도시괴담’이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세상이 많이 삭막해졌음을 느껴 씁쓸한 기분이 든다. 우리도 그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괴담은 그냥 괴담일뿐이였으면 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에코인 모시치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털털해보이지만, 때론 매우 예리한 면모를 보이며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는 모시치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진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나쁜 무리를 끌고 가는 에코인 모시치. 그리고 다른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수전노라는 소리를 듣는 도베에 씨의 죽음이 안타까웠다.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속도 알지 못한 체, 그는 어처구니 없이 살해당한다. 그의 딸도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 자신이 행하고 있는 ‘적선’ 이야말고 그들을 거지만도 못한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을 알지 못한 체 말이다. 인간의 숨겨진 욕망은 끝이 없다.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양심의 가책도 없이 점점 나락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에코인 모시치와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다행이다. 기이하지만 베일을 벗겨보면 허망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이야기들이 있다. 

'살아있어 봤자 좋은일이 없다는' 책속의 구절이 슬프게도 느껴졌지만, 살아서 좋은일도 분명이 있을테니까 희망을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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