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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글쓰기 - 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들려주는 글쓰기의 지혜
애니 딜러드 지음, 이미선 옮김 / 공존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젊음은 달에 닿을 다리를 지을 재료를 모은다. 아니면 지구 위에 궁전이나 사원을 지을 재료를, 그러다 마침내 중년이 된 남자는 결국 그것으로 나무 헛간을 짓기로 결정한다." (14쪽)
글쓰는 것은 무엇일까? 글쓰는것은 그 자체만으로 사람을 곤혹스럽게 한다. 지루하고 긴 문장속에서, 때로는 우리를 당혹케 하는 문장속에서, 저자는 어떤 글이 쓰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 영상이 극도로 발달되어 있는 요즘에, 글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본다. 영상은 눈에 눈물이 맺히기도 하게 하지만, 그 여운은 길지 않는다. 학창시절에 감동적으로 읽었던 책속의 한구절처럼 가슴을 오래도록 시리게 하지도 않는다.
백지에 까만 글씨는 쉼없이 우리를 유혹한다. 무언가를 써보라고, 글쓰기가 주는 유혹은 참으로 강하다. 아마 글쓰는것을 좋아해서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주는 고통의 열매는 쓰기만 할것이다. "일단 잘못된 부분을 찾아서 인정할 수 있다면, 그것은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경험 많은 여러 작가들은 젊은이들에게 유용한 기술을 배우라고 촉구한다. (23쪽) 모든일이 그러한것 같다. 잘못된 부분을 찾고 그것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현재의 자리에서 저만치 폭짝 뛰어서 나아갈 수 있을것이다. <창조적 글쓰기>는 짧지만, 자연스럽게 파고드는 글속에서 강력함을 안겨다 준다.
글은 아무나 쓰나, 아무나 쓸 수 있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책속에서 다른이의 사랑을 탐닉하고 살인범을 찾아서 뒷조사를 시작하고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세상속으로 날아들 수 있는것은 상상 그 이상이다. 우리의 상상을 그토록 자극하는 일중에서 책속에 담겨져 있는 시커먼 녀석만할것도 없을것 같다. 너무 매력적인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펜을 들게 된다.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그 책에 대한 감상을 간단하게 적어본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수많은 생각을 정작 백지에 풀어나가기엔 내 손이 경험부족이다. 글을 쓰는것 직접 쓸수도, 타자를 칠수도, 타이핑을 칠수도 그 어떤 것이든 손의 많은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이상하고 괴이한 나만이 아는 이야기를 쓰더라도 말이다. 글을 쓰는것은 때론 미친짓처럼 보이기까지 한다고 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쩌면 글쓰는 일은 무엇을 하든지 마찬가지지만, 미치고 또 미쳐야 하는건지도 모른다. 내가 내일 곧 죽을지도 모르고, 미래가 절실하게 불투명한 경우라면 신의 손이 된것처럼 이야기가 술술 써질것인가. 자신을 최대한의 극적인 상황으로 몰아 붙여야 하는지도 모른다.
강하게 밀어붙이라. 모든 것을 열심히. 가차없이 조사하라. 얘술 작품속의 모든 대상을 조사하고 파헤쳐라. 마치 다 이해한 것처럼 그것을 내버려두고 지나가지 말라. 대신 그 자체의 특수성과 매력의 미스터리 속에서 대상을 볼 수 있을 때까지 그것을 따라가라. (110쪽) 그리고 또 그리라는 것처럼 쓰고 또 쓰어야지만이 작품이 탄생할것이다. 창조라고 해서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 노력의 결실일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