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다락방 - <마음 가는 대로> 두 번째 이야기
수산나 타마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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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춘기 시절엔 성난개처럼 으르렁 거리고 상대방을 물어뜯지 못해서 안달일까요? 저도 사춘기시절엔 '성난개' 같을때가 있었습니다. 개 같다고 하니까 왠지 웃음이 나옵니다.  그런 시절을 겪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테죠. 감정이 통제가 되지 않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처럼 말이죠. 이 책의 주인공도 많이 힘들었던것 같습니다. 할머니와 손녀, 그 두사람의 사이는 좋지 않았죠. 아이는 투우사의 빨간 깃발을 보고 미친듯이 덤벼드는 소처럼, 할머니에게 달려들기만 했죠. 그런시절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리는 평범해집니다.

사랑의 포옹도 화해의 포옹도 할 시간도 없이 할머니와 손녀는 이별을 맞게 됩니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체, 이세상에 혼자가 되어 버립니다.  이세상에 아무도 없이 달랑 혼자라는것은 정말 인간으로써 견디기 힘든일입니다. 엄마의 다락방에서 자신을 낳아준 엄마와 관련된 편지들과 일기장, 그리고 아빠의 사진을 발견하게 됩니다.  엄마의 일기장은 1969년 9월 14일부터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죠.  엄마의 자립, 할머니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아빠와의 첫만남이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형제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죠. 오빠인지 언니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스러져버렸기 때문이죠. 엄마는 아직 어렸던 시절이였죠. 아마도 그 일때문에 살아가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할 뿐입니다.  엄마가 사랑했던 사람은 철저하게 냉정하고 현실도피적인 사람이였습니다. 평생 자신이 불행한지도 모르고 행복도 모르고 정말 사는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바보같은 사람이였습니다. 

자신의 딸이 이세상에 존재하더라도 알고 싶지도 않았고, 책임지고 싶지도 않는 사람이였죠. 그럴듯한 말들속에 싸여서 자신을 그 무엇에도 얽매이고 싶어하지 않았던 사람이죠. 전이였다면 그녀의 아빠란 사람이 정말 싫고 짜증났을겁니다. 시간이 흐르니 그런 사람들은 조그마한 상처나 아픔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정말 원하는 것은 자유니 사상이니 그런것이 아닙니다. 바보처럼 자신의 뒤에 따라올 수많은 행복과 슬픔에 대해서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겁니다. 다른 이들로 부터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더욱 신경질적이고 자신을 그 안에 가두어 놓고 아무도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한거죠.

아빠의 말을 들으면 무지 짜증납니다. 그녀에게 남기는 마지막 편지만 아니였다면 용서해주기 싫을정도로 말이지요. 그녀에게 남기는  아빠의 마지막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이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습니다. 당신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고 있더군요. 차갑던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날도 있군요. 그런 날이 빨리 왔더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힘든 시간들속에서 그녀는 더욱 강해졌음을 느꼈습니다. 비바람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꿋꿋이 버티는 한그루의 나무처럼 말이죠. 모진 세월을 견뎌내기 위해선 인고의 시간이 필요해요. 그녀에게도 그런 시간이였겠죠. 그 다음의 인생은 절대 덤으로 갈 순 없겠지만, 앞으로 나아갈 큰 힘을 얻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나 나무나 비바람 치면 피해가면 좋겠지만, 그럴수 없는게 인생인가봐요. 그 비바람 다 맞고 버티어야 더 큰 강풍이 불어도 버틸수 있으니까요. 태풍이 오면 뽑혀 어디론가 날라가 버릴지라도 그것이 끝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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